페미 논란? 회장님도 걱정한 안산, 과녁만 봤다

[도쿄올림픽] 양궁 안산 3관왕 이끈 원동력 '멘탈'

대한양궁협회 정의선 회장도 걱정했지만 흔들림 없어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을 관람하고 있다. ⓒ 뉴시스

안산(20·광주여대)이 올림픽 여자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등극했다.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펼쳐진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슛오프 접전 끝에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 승리,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신설된 혼성 단체전에서 첫 번째 금메달을 획득한 안산은 여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정상에 오르며 3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양궁에서 김수녕-기보배 등이 8명이 2관왕에 등극했지만 대회 3관왕은 최초다. 동계올림픽에서 진선유·안현수만 3관왕을 달성했다.

예상 밖 성과다. 개막 전까지만 해도 안산이 3관왕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았다. 대표팀 언니들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에 비해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산은 모든 예상을 깼다. 혼성단체전을 시작으로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개인전까지 제패하며 올림픽 사상 첫 양궁 3관왕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세 번째 금메달을 확정한 뒤 참았던 눈물을 쏟긴 했지만 안산을 3관왕까지 끌어올린 원동력은 ‘멘탈’이다.

여자 양궁 3관왕 안산. ⓒ 뉴시스

경기장 밖에서 일어난 논란에도 안산은 흔들림이 없었다.

최근 안산을 둘러싸고 ‘페미니스트 논란’이 불거졌다. 과거 SNS에 남성 혐오 표현을 썼다는 것과 짧은 머리를 놓고 일부 한국 남성 네티즌들은 페미니스트라고 몰아세웠다. 기현상에 외신과 정치권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잡음은 더욱 커져갔다. 도쿄 현지에서 응원 중인 대한양궁협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안산의 심리상태를 걱정할 정도였다.

어떤 환경이든, 어떤 논란이 일든 안산은 과녁만 조준했다.

혼성 단체전과 여자 단체전에서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보여준 안산은 가장 긴장되는 개인전 무대에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관중석에서 ‘2관왕’ 김제덕이 “파이팅!”을 외치자 손을 흔들어 보이며 미소를 보이는 여유까지 보였다. 4강 슛오프 때도 상대 선수의 심박수는 150bpm을 찍었지만, 안산은 110bpm이 채 되지 않았다. 금메달을 놓고 한 발만 쏘는 마지막 슛오프에서도 안산은 10점을 쐈다. 안산이 안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