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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넘은 K8, 카니발에 막힌 스타리아…현대차·기아 희비교차


입력 2021.08.03 11:30 수정 2021.08.03 17:14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K8, 7월 판매량 그랜저 추월…2년 만에 준대형 세단 1위

스타리아는 출시 4개월째 카니발 못 넘어

K8. ⓒ데일리안 박영국 기자

올해 신차 K8과 스타리아 출시를 계기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준대형 세단과 미니밴 시장에서 벌인 자존심 싸움에서 기아가 먼저 웃었다. 기아 K8의 맞상대인 현대차 그랜저는 준대형 세단 최고 자리를 내준 반면, 현대차 스타리아는 기아 카니발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3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기아 K8는 올해 7월 국내 시장에서 6008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4월 K7에서 이름을 바꿔단 후속모델 출시 이후 처음으로 6000대를 돌파했다.


반면,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줄곧 1위를 해오던 그랜저는 K8에 못 미치는 5247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이 차급에서 현대차가 기아에 월별 판매 최고 자리를 내준 것은 2019년 9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그해 11월 지금의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 뒤로 K7(K8)은 그랜저의 아성을 넘지 못했었다.


그랜저는 국내 고급 세단 시장에서 상징성이 큰 모델이다. 한때 ‘사장님 차’의 대명사로 불렸고, 수요층이 한층 젊어진 지금도 ‘성공의 상징’으로 불린다. 오직 상품성만으로 상대하기 힘든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그랜저. ⓒ현대자동차

다른 때였다면 모델 노후화에 따른 빈틈이라도 노려보겠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2016년 11월 풀체인지(완전변경)된 6세대 그랜저는 현재 5년 가까이 지나 7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여전히 디자인 선호도가 높다.


2019년 11월 페이스리프트 타이밍에 풀체인지급 디자인 변경을 이룬 덕이다. 지금의 그랜저에 6세대 초기 모델의 모습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K7의 후속 모델인 K8이 그랜저를 넘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비록 아산공장 전기차 생산설비 설치를 위한 가동중안 이슈가 있었다고는 하나, ‘K’ 뒤에 붙는 숫자를 높여 고급화·대형화를 강조한 기아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의 호응을 얻었음을 증명해주는 결과다.


K8은 그랜저보다 덩치를 키우고 하이엔드급 사운드 시스템 등 고급 사양을 적용하는 한편, 그랜저에 적용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 1(HDA1)보다 한 단계 진보된 HDA2를 적용했다.


상위 모델 배기량을 3.5ℓ급으로 높이고 국산 준대형 세단 최초로 전륜 기반 4륜구동(AWD) 시스템도 적용해 그랜저보다 반 차급 정도 위에 자리한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그랜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랜저의 장기집권 체제를 깨기에 충분한 경쟁력이다.


스타리아(위), 카니발. ⓒ현대차/기아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니밴 시장에서도 비슷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는 공방이 뒤바뀌어 현대차가 기아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기존 승합차 스타렉스를 단종시키고 승객의 거주성과 승차감, 스타일을 고급화한 미니밴 스타리아를 출시했다. 이 시장의 맹주 기아 카니발과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했다.


바뀐 성격에 맞게 기존 1t트럭 포터와 공유하던 플랫폼도 카니발과 동일한 전륜구동 기반으로 교체했다. 우주선을 닮은 독특한 외관에 고급스런 시트 구성, 후석 승객에게도 탁 트인 시야를 보장하는 넓은 측면 창까지 카니발에게는 위협적인 요소들을 갖췄다.


하지만 출시 4개월이 지나도록 미니밴 시장에서의 순위는 바뀌지 않고 있다. 카니발은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고, 7월에도 가장 많은 5632대를 팔았다. 스타리아는 4018대의 판매량으로 여전히 1000대 이상 뒤쳐진다.


업계에서는 스타리아의 지나치게 도심 지향적인 스타일이 카니발에 비해 수요층을 좁히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니발은 미니밴이면서도 대형 SUV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탄탄한 스타일로 도심 이동 뿐 아니라 캠핑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에 적합해 보이는 반면, 온몸이 유리로 뒤덮인 듯한 스타리아는 도심을 벗어나기 부담스런 이미지다.


최근 RV(레저용차량) 판매 확대가 코로나 19발 해외여행 제한에 따른 캠핑 등 국내여행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 환경 자체가 카니발에 유리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용도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수 있겠지만 딱히 어느 차의 경쟁력이 높다기보다는 스타일이나 상품 구성상 카니발의 커버리지가 더 넓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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