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조상우가 쌓은 공든 탑, 오승환이 무너뜨렸다


입력 2021.08.07 16:02 수정 2021.08.07 16:02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8일 동안 5경기 나선 조상우, 2이닝 투구 수 45개 무실점 투혼

8회 마운드 오른 오승환, 1이닝도 못 버티고 충격의 5실점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서 8회초 오승환이 5실점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 뉴시스

‘끝판왕’ 오승환(삼성)이 베테랑답지 않은 투구 내용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패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이번 대회 나선 야구대표팀은 2연패를 노렸지만 충격적인 노메달에 그쳤다.


앞서 야구대표팀은 일본과 승자 준결승전,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잇따라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동메달이라도 건지려 했지만 6-5로 앞선 상황에서 8회 등판한 오승환이 무너지며 뼈아픈 패배를 기록했다.


이날 대표팀은 1회부터 4실점하며 흔들렸다. 선발 김민우가 1회도 버티지 못하고 0.1이닝 3피안타 4실점하고 강판됐다.


하지만 2회 박건우의 적시타, 4회 김현수의 홈런포로 추격에 나선 대표팀은 5회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6-5로 기어코 경기를 뒤집었다.


역전에 성공하자 김경문 감독은 6회초부터 필승조 조상우를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조상우는 대표팀이 치른 6경기서 무려 5경기에 등판했다. 피로가 누적되면서 구위는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지난 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전에서 1사 만루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러나 아쉬워할 틈도 없이 조상우는 하루 쉬고 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6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조상우는 첫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지만 2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여기에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오면서 2사 만루 위기에 봉착했다.


다행히 2사 만루에서 4번타자 후안 프란시스코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6회 위기서 탈출하느라 무려 26개의 공을 던진 조상우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발휘했다.


그는 선두 타자를 삼진 처리한 뒤 카브레라에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을 각각 2루 땅볼과 내야플라이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2이닝 동안 조상우는 무려 45개의 투구 수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했다.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서 6회초 2사 만루 상황을 막은 조상우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하지만 조상우가 쌓은 공든 탑은 믿었던 대표팀 마무리 오승환이 무너뜨렸다.


조상우가 가까스로 지킨 리드를 이어 받아 8회초부터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0.1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특히 베테랑답지 않은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겼다. 안타를 허용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1사 2루 상황서 메히아의 1루 땅볼 때 투수의 기본인 베이스커버가 늦어 내야안타를 내준 부분이나, 만루 위기서 폭투를 허용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6-8로 역전을 허용하며 흔들린 오승환은 요한 미에세스에게 좌월 쐐기 투런포를 얻어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조상우가 어렵게 지켜낸 리드가 대량실점으로 허무하게 날아갔고, 동메달도 끝내 무산됐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