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미원 복각 ‘미원라면’ 출시 한 달만에 50만개 판매 ‘열풍’
지난해 기점으로 본격 마케팅 시동…MZ세대 겨냥 ‘무한 변신’
대상그룹이 지난 5월 출시한 ‘미원 라면’이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미원라면은 출시 한 달여 만에 판매량 5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당초 대상이 목표로 한 판매량의 2배를 훨씬 초과한 수준이다. 편의점 GS25에서는 150여 개 라면 중 10위권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원라면의 인기 요인은 최근의 레트로 열풍을 탄 것도 있지만, 무려 65년 동안 국민조미료로 사랑받은 ‘미원’을 촌스럽게(?) 복각 하면서 재미를 더한 것이 포인트다.
여기에 MSG(L-글루타민산나트륨, 향미증진제)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식이 퍼진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미원라면은 컵라면 용기로 출시해 간편성을 높였다. 패키지는 미원의 고유 서체와 붉은색 신선로 디자인을 그대로 적용했다.
특히 미원으로 감칠맛을 극대화했다. 마늘과 고추로 얼큰한 맛을 냈고, 육개장 베이스 국물의 개운한 끝맛을 살렸다.
대상 관계자는 “제품을 기획할 때 라면스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라면스프는 단순히 라면을 끓일 때만 쓰는 것이 아니라, 요리를 할 때 부족한 맛을 보완하기 위해 조미료처럼 사용하는 사례가 방송을 통해 자주 노출되며 ‘라면스프를 넣으면 맛있어진다’는 인식이 생겼긴 것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방송을 통해 ‘이러한 소비자 인식과 미원의 감칠맛을 접목해 제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라는 질문에서 제품 기획이 시작됐다”며 “최근 뉴트로 트렌드에 열광하는 MZ세대들에게 '미원'이 긍정적인 관심과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소비자 반응도 뜨겁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인증샷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원라면 사진과 함께 “감칠맛이 다르다”, “밥 말아먹기 딱 좋을 국물이다” 등의 극찬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대상은 인기에 힘입어 미원라면 판매처를 더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출시 직후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GS25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지난달부터는 홈플러스, 세이브존까지 판매처를 넓혔다.
그 외 유통 채널에도 미원라면 입점을 추진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지난 65년간 한국인의 입맛을 책임져 온 국민조미료 미원이 그동안의 고전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MZ세대의 공감을 얻는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미원라면이 기성세대에게는 옛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MZ세대에게는 새로움을 주는 제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젊어진 미원, 변신 어디까지?…“다시 소비자 곁으로”
미원은 우리나라 최초 조미료다. ‘한 꼬집’ 만으로 음식의 감칠맛을 더할 수 있는 신통함으로 출시와 함께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또 각종 음식에 소금 간을 하기 전에 미원을 먼저 넣으면 나트륨 섭취를 약 20~40% 줄여주는 나트륨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는 기능성(?)까지 탑재한 것이 알려지며 한때 주방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를 꿰찼었다.
하지만 미원의 65년 역사는 그리 순탄치 않았다.
MSG 유해성 논란이 대표적이다. 90년대 초 한 식품회사의 무첨가 마케팅이 발단이 되면서 논란에 중심에 서게 됐다. 이후 미원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20여 년 가까운 세월 동안 기나긴 정체기를 겪어야만 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MSG 유해성 논란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자 신문, 방송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MSG에 대한 검증에 나서면서 다시 한 번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오히려 MSG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그 안전성이 재차 입증된 것이다.
이후 대상은 미원을 ‘리브랜딩’ 하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 제품 이름을 ‘발효미원’으로 바꾸고 패키지를 리뉴얼했다. 제품 패키지에는 미원의 원료인 사탕수수를 담아 화학조미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같은 해 홍대에 ‘밥집 미원’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2016년에는 아이돌 마케팅도 시작했다. 슈퍼주니어 출신 아이돌 김희철을 모델로 한 ‘픽 미원’ 광고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이어 2018년에는 ‘소 한 마리, 닭 백 마리’ 광고캠페인으로 홍대와 강남 등 도심의 옥외광고를 진행해 관심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MZ세대 공략에 나섰다. 미원을 활용한 레시피북 '미원식당'을 출간하고, 음식의 감칠맛뿐만 아니라 일상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미원의 부캐, '흥미원'을 등의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밖에 미원의 주력 분야인 식품 카테고리에서도 신제품도 하나 둘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최초의 미원 브랜드 스낵 ‘미원맛소금팝콘’이 단적인 예다. 이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30만개가 판매됐다.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SNS에서 미원팝콘을 구매했다는 인증 글이 넘쳐나기도 했다.
대상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상은 미원과 소비자의 소통 범위를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라며 “ 온라인과 더불어 오프라인에서도 미니 사이즈 미원 샘플링을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미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