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궈안 떠나 터키 페네르바체 입단 '옷피셜'
유럽축구대항전 진출 가능한 팀으로 주전경쟁도 유리
김민재(25)가 터키 프로축구 명문 페네르바체에 입단했다.
페네르바체는 14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와 4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등번호 3번의 페네르바체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기념사진 촬영까지 마쳤다. 페네르바체 이적은 발표만 남은 상황이었다. 지난 8일 터키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베이징 궈안과 연봉 미지급분에 대한 결론이 늦어지면서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2017년 K리그1 전북 현대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김민재는 2019년 2월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해 올해까지 2년 반 뛰었다. 그 사이 유럽에서 김민재에게 러브콜을 보낸 구단은 많다.
지난 여름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EPL)과는 계약을 눈앞에 두고 베이징 궈안이 이적료를 높게 책정하면서 무산됐다.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 이탈리아 세리에A 유벤투스도 김민재에게 관심을 보였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는 포르투갈 명문 FC 포르투와도 강하게 연결, 유럽 무대 진출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굴지의 클럽들을 뒤로 하고 김민재는 터키 프로축구리그 페네르바체를 선택했다.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나타났다.
비록 터키가 유럽 최정상 레벨은 아니지만, 페네르바체는 매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와 같은 유럽축구대항전에 진출할 수 있는 리그 명문팀이다. 1907년 창단 이해 1부 리그 우승도 19차례나 달성했다.
사령탑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상강을 이끈 비토르 페헤이라(포르투갈) 감독이다.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유명한 메수트 외질(33)이 뛰고 있다. 하지만 유럽대항전에 진출 가능하면서도 거론됐던 팀들보다 주전경쟁에서 더 유리하다는 점에서 김민재가 페네르바체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페네르바체의 적극적인 영입 움직임도 하나의 요인이다.
아직까지 유럽에 진출한 아시아 센터백 성공사례는 없다. 스피드를 앞세운 측면과 달리 중앙은 압박의 강도가 더 심해 체격과 체력에서 밀리는 아시아 선수들에게는 꿰차기 어려운 포지션이었다. 그럼에도 김민재에게 손을 뻗친 클럽이 많았다는 것은 그의 기량이 유럽 프로축구 수준에 닿아있다는 방증이다.
뛰어난 롱패스 능력과 폭 넓고 자유롭게 움직이면서도 볼을 차단하는 센스와 힘이 대단하다. EPL 생존 조건인 피지컬과 스피드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190cm에 달하는 큰 키에도 수비수로서 빠른 발을 자랑한다. 투쟁심까지 불타오른다. 경기를 읽는 능력도 뛰어나고 공격성도 강해 아시아에서는 최고의 센터백으로 분류된다.
김민재는 계약 후 자신의 SNS를 통해 “터키 페네르바체로 이적했다”며 “팬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긴 말하지 않겠다.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베이징 궈안을 ‘탈출’한 김민재가 페네르바체를 타고 유럽에서 이름값을 드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페네르바체는 15일 데미르스포르를 상대로 2021-22시즌 터키 수페르리가 개막전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