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당, 코로나에 지친 국민 힘들게 만들어
언론자유 박탈, 결국 민주당에 손해로 돌아와
청와대가 거드는 가운데 민주당의 나라 흔들기가 계속된다.
‘짧고 굵게’가 아니라 ‘2년 가까이’ 계속되는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해 희생과 자제에 지쳐가는 국민들을 놀리기라도 하듯이, 집권당인 민주당이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국민들의 신경을 긁어대고 있다.
“아무래도 민주당은 여당이 아니라 야당 체질”이라는 항간의 품평이 맞는다면, 이제 민주당과 청와대는 내년 대선(大選)부터 각종 선거에서 질 경우에 대비하는 게 순리다.
생각해 보니,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2017년 대선에서 당선된 것은 민주당이 잘하고 정책이 좋아서가 아니다. 박근혜 정권의 불통과 오만으로 민심이 돌아선데다 보수와 중도에서 후보가 3명(홍준표, 안철수, 유승민)이나 나서서 표가 분산된 결과다. 상대편의 표가 3등분 되는데 거기서도 못 이기면 그게 정상적인 후보인가?
그래도 민주당 문재인 캠프는 불안했는지 ‘바둑이’ 김경수가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여론조작을 야무지게 도모했다.
‘바둑이’ 김경수의 공모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하자 민주당이 또 나선다. 여권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는 지난 13일 모임을 갖고 “재판이 사법부 독립이라는 미명 아래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남을 수 없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한다.
사법부도 문재인 정권의 사법부고 민주당이 집권당인데 사법부 독립이 이뤄졌다면 잘된 일이지, 죄지은 김경수는 덮어주고 독립적인 사법부를 비난하기에 이른다. 법관들이 점잖아서 그렇지, “국회는 헛소리 그만하고, 국민을 위한 법을 만들라”고 하면, 뭐라고 할 텐가?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 얼마 전 방송에서 한 말이다. 지난해 12월 16일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처분을 재가하면서, “잘 했다” “이것이 민주주의다”라며 자신을 칭찬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자신이 임명한 임기제 검찰총장을 쫓아내려고 1년 이상 나라를 들쑤셔 놓고 나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이것은 추 전 장관이 실토해서 알게 됐지만, 현안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이나 방역이나 백신에 관한 논란, 한-미 연합훈련에 관한 문제도 ‘민주당은 들개들처럼 짖고 다니고, 청와대는 모르는척하는’, 이게 ‘문재인식 민주주의’인가?
그러니 문 대통령에게 “언론이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지 않으면 권력은 부패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따지는 일은 다 부질없어 보인다.
암 투병으로 삶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는 MBC의 이용마(李容馬) 기자를 찾아가 위로하면서 “공영방송이 본분을 다하도록 하는 입법을 하자고 당에 제안해 뒀다”는, 2016년 12월의 ‘대통령 후보 문재인의 약속’은 뭔가?
병상에서 ‘정치권력이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 없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호소했던 이용마 기자는 2년 전 세상을 떴고 (2019.8.21), 입법을 약속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내년 봄 임기가 끝난다.
대통령으로 하여금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뭐가 나라 안팎에서 “언론자유의 침해”라고 비난받는 입법을 하도록 할까? 두려움인가, 오만함인가, 불통인가?
그래서 사람들은 “언론의 자유를 한껏 이용해 촛불을 켜고 집권을 하더니, 툭하면 고소 고발이고, 언론의 자유는 다 어디 갔나, 촛불에 태워 먹었나?” 한다.
지난 4년여 국민들은 ‘청와대의 먼 산 바라보기와 민주당의 악다구니’에 속기도 했으나 이제는 그 동안의 경험을 통해서 학습이 끝났다. 초기에는 청와대의 그런 모습에 의아해하고 안타까워했으나, 여러 경로를 통해 민주당과 청와대의 짜고 치는 실상이 드러나면서 청와대의 오만과 불통을 더 탓한다.
지금 나라 안팎에서 철회나 재(再)논의 요구받고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그렇다. 일부 현업 단체에서 인정하고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듯이 언론에서도 개선하고 반성할 점이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도 자신을 되돌아볼 것이다.
집권당은 위헌적인 요소까지 담고 있는 뒤죽박죽이 된 개정안을 관련 단체들과 차분하게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 게 옳은 방향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지 않는가?
언론중재법 개정안뿐만 아니라 어떤 법안이든 의원 숫자만 믿고 무리하게 만들면 그 피해는 당과 국민에게 돌아온다. 역대 정권에서 강행한 무리한 법안들의 운명과 그걸 밀어붙인 집권당이 국민들로부터 어떤 심판을 받았는지 알지 않는가? 민주당이라고 예외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