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한 피해 여성의 부모가 가해자의 엄벌을 호소한 가운데, 어머니가 딸의 얼굴과 이름, 그리고 딸이 폭행 당한 장면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단순한 데이트폭력이 아닌 '살인'이므로 가해자에게 제대로 된 처벌이 필요함을 알리기 위해서다.
25세 황예진씨의 부모는 26일 SBS에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에서 남자친구에게 맞아 쓰러진 딸의 모습을 공개했다.
당시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에 찾아간 부모는 혼수상태인 딸을 마주해야 했다. 취업문을 뚫고 직장생활을 갓 시작한 대견한 딸이 의식 없이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에 부모는 피눈물을 흘렸다. 황씨는 결국 지난 17일 세상을 떠났다.
남자친구 A씨의 폭행 장면이 담긴 CCTV에 따르면 A씨가 황씨의 머리를 잡아챈 뒤 벽에 수차례 밀치는 장면이 나온다. 이후 황씨는 맥없이 바닥에 쓰러진다. 이후 정신을 차린 황씨와 A씨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유족은 이때 추가 폭행이 있었고, 그로인해 황씨의 입술이 붓고 위장출혈과 갈비뼈 골절· 폐 손상 등이 발생했다 주장했다.
유족은 A씨가 "119 신고를 늦게 하고 딸을 방치해 골든타임을 놓치게 했으며 이는 살인 의도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SBS에서 공개된 119 상황실 신고 녹취록에 따르면 A씨는 "(황씨의)머리를 제가 옮기려다가 찍었는데 얘가 술을 너무 마셔 기절했다"는 식의 말을 한다.
황씨의 어머니는 "그냥 연애하다가 싸워서 폭행당해 사망했다? 백 번 천 번을 생각해도 저희는 이건 살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 폭행 이유에 대해 진술을 여러 차례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현재 A씨의 살인 고의성은 확정이 어렵다며, 상해치사 혐의를 놓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