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준 할머니 흉기 살해한 10대 형제들 영장실질심사…묵묵부답

변호인 "계획했다기보다 범행 전 우발적으로 서로 동의"

10년 가까이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를 받는 10대 형제가 3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10년 가까이 키워준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10대 형제들이 3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쯤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모습을 드러낸 A(18·고교 3년)군과 동생 B(16)군은 "할머니에게 할 말이 없냐" "반성하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들 형제는 이날 법정 주 출입구가 아닌 노출이 덜 되는 옆문을 통해 법정에 들어섰다. 이는 재판부의 결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형제의 국선변호인은 범행 과정과 관련해 동생의 범행 가담 여부에 관해서 설명했다.

국선변호인은 "계획했다기보다 범행 직전 우발적으로 서로 동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막상 형이 실행에 나서니 동생이 말렸고, 이미 상황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생은 정서·행동 장애로 현재 이 상황에 대해 개념이 없고, 다만 큰일을 저질렀다는 걸 아는 걸로 보인다"며 "형은 자포자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형제는 지난 30일 오전 0시 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자택에서 친할머니(70대)에게 수십차례 흉기를 찔러 살해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들 형제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