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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법규 위반은 암묵적인 동의”…고충 토로한 배달원의 '호소'


입력 2021.09.01 11:03 수정 2021.09.01 11:03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배달업계 종사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배달세상'에 올라온 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선릉역 인근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교통사고와 관련해 일부 배달기사들이 “배달원의 교통법규 위반은 암묵적인 동의”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선릉역 근처 교차로에서 오토바이 배달원이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신호 대기 중이던 화물차 앞으로 끼어들었고,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화물차 운전자는 그대로 배달원을 치고 말았다.


사고 후 운전자는 운전석의 위치가 높아 배달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을 두고 시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은 배달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위로했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는 선릉역에서 추모 행사를 열며, 해당 사고를 산업재해 처리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숨진 배달원이 오히려 교통법규를 위반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무리한 끼어들기가 사고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목소리가 이어지자 일부 배달원들은 지난 27일 배달업계 종사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배달세상’에 “배달원들의 교통법규 위반은 대부분 사람들의 암묵적 동의”라며 “배달원이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안전하게 오는 것을 바란다? 그럼 배달 말고 포장을 이용하라”고 반박했다.


이어 배달원을 비판한 시민들을 향해 “배달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이용했다면 저런 욕과 비하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 작성자는 배달원들의 불법·난폭 운전이 배달앱 소비자와 사업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두가 빨리 받기를 원한다”며 “만약 늦게 된다면 욕설에 환불요구도 한다. 어떤 식당은 음식이 안 나와도 고객에게 ‘택배가 출발했다’고 말하며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더라”고 한탄했다.


이에 그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교통법규를 준수한 안전운전이 가능하겠느냐”며 “지금까지 빨리 갖다 줬다고 뭐라 하거나, 교통법규 위반해서 왔냐고 하는 분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작성자는 “오늘 비 예보가 있는데 교통법규 준수 운전은 못 하더라도 빗길 안전 운전하라”고 동료들에게 당부를 남기고 떠났다.


해당 글에는 다수의 배달기사들이 “늦으면 늦는다고 난리, 빨리 오면 빨리 온다고 난리”, “일을 하다 보면 가게에서 늦게 줘서 위반할 때가 부지기수”, “면허증 있는 사람 중에 교통법규 위반 한 번도 하지 않은 사람 없다” 등의 댓글을 달며 작성자 의견에 동조했다.

진선우 기자 (jsw5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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