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형욱 SK E&S 사장, 취임 후 첫 미디어데이서 ‘미래 성장 스토리’ 공개
수소 28만t, 재생에너지 7GW, 친환경 LNG 1000만t…ESG 경영도 박차
"수소 산업, 기업·정부가 전략적으로 협력해야 세계 시장 선도 가능"
SK E&S가 수소·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그린포트폴리오'를 구축해 2025년까지 기업가치를 35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액화수소와 블루수소를 적극적으로 생산·유통함으로써 글로벌 1위 수소 사업자로 도약, 공격적으로 경쟁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목표다.
SK E&S는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2021년 SK E&S 미디어데이’를 열고▲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친환경 LNG 등 4대 핵심사업 영역을 통해 미래 글로벌 에너지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먼저 SK E&S는 기존 LNG 사업의 인프라와 밸류체인 통합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1위 수소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2025년까지 액화수소 연 3만t과 블루수소 연 25만t 등 수소 공급 능력을 연 28만t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나무 1억1200만 그루를 심는 효과이며 2025년까지 고용유발 20만9000명, 사회경제적 편익 34조1000억원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은 "수소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전기차 배터리 한계를 친환경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지구상 존재하는 가벼운 물질이며 단위 무게당 에너지밀도가 높아 고출력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를 만들어내는 시간은 3초 이내로, 기동성 있게 대응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추 사장은 "반도체나 배터리처럼 밸류체인 전후방 산업 연관성이 높고 신사업 기회가 높아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소 사업 설명과 함께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배터리 한계점도 언급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는 전력 공급 불확실성으로 광역 정전 등의 리스크가 있다"면서 "고출력을 요하거나 장거리 운행해야하는 시내버스, 화물운송트럭, 광역버스 등 상용차는 전기차 배터리 대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25t 화물 트럭을 예로 들면, 디젤차의 경우 파워트레인 무게는 3.5t이지만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를 탑재하면 10.4t로 늘어나게 돼 그만큼 화물 적재량이 줄고, 충전도 오래걸려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반면 수소 산업은 경제적 파급 효과가 커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정부가 혁신 정책을 편다면 충분히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SK E&S는 기존 LNG 인프라 사업 역량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어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그는 "SK E&S는 국내 1위 LNG 민간사업자이면서 유일하게 전체 LNG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면서 "수소 사업은 밸류체인 전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만 사업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이 보유한 네트워크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추 사장은 "올해 초 미국 수소 기업 플러그파워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면서 기술력과 사업 역량 확보를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며 "좀 더 차별화된 모델로 더 빠르게 수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계획대로 된다면 수소 부문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생산능력 역시 글로벌 톱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추 사장은 "인천에 3만t 규모의 액화수소플랜트를 건설중으로 2023년 7월부터 가동 예정"이라며 "보령LNG터미널을 활용해 블루수소도 생산하게 되면 탁월한 1등으로 올라서게 된다"고 언급했다.
액화수소의 경제성과 안정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추 사장은 "액화수소는 800분의 1로 압축돼 있어 별도의 압축이 필요없으며, 영하 253도이기 때문에 화재 위험도 없다"면서 "물류비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안전성도 높일 수 있어 수소 충전소 건설 등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SK E&S는 그린수소의 기술 성숙도와 경제성이 확보될 때까지 부생수소와 블루수소를 단계적으로 생산·공급해 국내 수소시장 활성화와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1단계로 2023년까지 SK인천석유화학 단지에 연 3만t 규모의 세계 최대 수소 액화플랜트를 완공할 예정이다. 2단계로는 2025년까지 보령LNG터미널 인근 지역에서 CCUS 기술을 활용해 CO₂를 친환경적으로 제거한 블루수소를 연간 25만t 생산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CCU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산업적인 용도(고체 탄산염, 에틸렌 생산 등)로 직접 이용 또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해 활용하거나 영구 또는 반영구적으로 격리∙저장하는 기술을 뜻한다.
시설 투자에 대한 18조원 규모의 재원 조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추 사장은 강조했다. 앞서 SK그룹은 2025년까지 약 18조원을 투자해 수소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SK E&S가 혼자 하지 않고 컨소시엄을 구성, 일부 FI(재무적 투자자)에게 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유치할 것"이라며 "수소 충전소의 경우 운수업자들과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경우 매년 국내외에서 1GW씩 늘리는 한편 에너지솔루션 분야의 미국 메이저 회사를 인수하려고 한다"면서 "외부 투자 유치, 우선주 발행 등 다양한 리소스 플랜으로 2025년까지 무리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2025년 재생에너지 7GW(기가와트)와 탄소배출권 120만t을 보유한 ‘글로벌 메이저 재생에너지 투자 전문회사’로 성장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에너지솔루션 분야에서도 미국 메이저 그리드 에너지솔루션 기업을 인수해 2025년 글로벌 탑티어 기업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LNG 사업은 친환경성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CCS 기술을 기반으로 생산한 ‘탄소중립 LNG’ 130만t을 2025년부터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CCS 기술을 밸류체인 전반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CCS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로 화석연료 생산 및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격리해 육상 또는 해양 지중에 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SK E&S는 2023년 600만t, 2025년 1000만t의 LNG를 공급하는 글로벌 메이저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계획이 차질 없이 실행되면 2025년까지 기존 LNG 밸류체인 부문 비중은 50%로 줄고, 나머지 절반은 수소·재생에너지 등 신규 사업 부문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끝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추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액화수소에 대한 안전규정이 없고 관련 제도 및 법규가 거의 없어 액화수소플랜트 및 충전소 승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건설 인허가를 내주고, 산업을 육성한다는 측면에서 과감하게 인센티브 정책으로 대응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소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태동하는 비즈니스로, 아직까지는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기업과 정부가 전략적으로 협력·대응하면 반도체, 배터리에 이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