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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대목 날린 항공업계, 4분기도 암울


입력 2021.09.23 06:00 수정 2021.09.22 21:17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국제선 여객 수요 저조

사이판과 트래블버블 효과도 기대에 크게 못 미쳐

국내선 출혈경쟁 LCC, 3Q 이어 4Q도 적자 불가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병 이후 2번째 맞는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9일 오전 인천공항 제 2터미널 출국장에 소수의 여행객만 보이고 있다.ⓒ연합뉴스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당초 기대했던 해외 여행 수요 회복이 물거품되면서 올해 남은 3개월 내 반등도 점점 어려워지는 양상이다.


예년같으면 대목이었을 추석 연휴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여파로 연말까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국내선 수요에만 기대야 하는 상황이어서 4분기도 암울할 전망이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기간 사이판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제선 여객 수요는 여전히 저조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30일 사이판 정부와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를 체결하고 7월24일부터 트래블버블 시행에 들어갔지만 수요 회복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트래블버블은 코로나19 방역신뢰가 확보된 국가간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제도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14일이 지난 이들에게 적용된다. 보건당국에서 발급한 예방접종증명서와 출발 전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PCR)을 소지해야 한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인천~사이판 노선으로 출국한 여객 인원은 총 311명(실시간 통계 기준·3편 운항)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로 기간을 넓히면 총 537명(총 9편 운항)으로 나타났다.


7~8월 두 달간 인천~사이판 노선(총 36편 운항)을 이용한 여객 인원(확정통계·유임여객 기준)이 683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회복된 것이다. 트래블버블 시행 초기보다 교민 비중은 줄고 여행객이 늘어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어서 실제 증가율은 더 높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사이판과 트래블버블 체결 당시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느껴지는 결과다.


트래블버블 체결 소식이 나왔을때만 해도 사이판을 시작으로 하와이와 괌, 싱가포르 등으로 적용이 확대되면서 추석 연휴에는 해외여행을 위한 국제선 수요가 크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었다.


그러나 7월 들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이러한 기대감은 사실상 소멸된 상태다. 지난 6월 말 800명 안팎 수준이었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이제 2000명을 넘나드는 수준이다.


또 트래블버블이 단체 관광에만 적용이 가능하고 사이판 당국이 한국과 트래블 버블 시행 당시에는 없었던 5일간의 자가격리 지침을 지난달 추가한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여행 실수요층인 30~40대의 더딘 접종 속도와 미성년자 미접종으로 인한 가족 단위 여행 불가도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는 최근 사이판 정부가 파격적인 여행 경비 지원 발표에도 반짝 수요가 아닌 수요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의문 부호가 찍힐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오른쪽)이 지난 6월30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북 마리아나제도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합의문 서명식에서 랄프 토레스 안토니 데 레온 구에레로 북 마리아나 주지사와 합의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결국 해외 여행 수요 회복이 요원해지면서 여객은 국내선에 의존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김포~제주 등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노선이 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대부분 노선은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수요가 낮아졌다. 또 국내선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그마저도 저가 경쟁이 펼쳐지면서 실적 개선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각 항공사들이 국제선에 활용되지 못하는 항공기들을 국내선에 투입하면서 운항 횟수가 늘어난데다 대대적인 마케팅과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저가 항공권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육지책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도 저가 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추석 연휴에도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LCC들은 국내선 항공편을 임시 증편하고 최저 1만원대 항공권 판매 등 대규모 할인 혜택 제공에 나섰음에도 공급 과잉으로 빈 자리가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 국내선 예약률은 김포~제주 노선을 제외하면 약 50~60%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때문에 내달 개천절과 한글날 등 대체공휴일로 생긴 두 번의 3일 연휴 기간에도 국내선 성적표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항공업계는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긍정적일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단 정부가 이달 말 종료되기로 예정됐던 항공사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30일 연장하면서 내달 무급휴직 전환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하지만 추가 지원 연장이 어려울 전망인데다 4차 대유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실적 반등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여객 부진을 화물로 방어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들과 달리 여객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LCC들은 줄줄이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진에어는 440억원, 제주항공 592억원, 티웨이항공 2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현재의 여객 수요를 감안하면 4분기에도 흑자 전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추석 연휴가 국제선 수요 회복의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무위로 그치면서 3분기 실적 개선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연말까지 코로나19와 여객 수요 상황이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4분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에어 소속 항공기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자료사진)ⓒ뉴시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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