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사정이 있었다. 술 먹고 나와서 죽으려고 집어던진 것 같다"
2016년 이재명 "사고 치면 절대 전화기 뺏기면 안 된다" 발언 재조명
하태경 "과연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 답다, 이 지사가 버리라고 지시했나"
김은혜 "유동규, 이재명 충성으로 모셔…본능적 학습 되지 않았을까"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자택 압수수색 직전 휴대전화를 창 밖으로 던진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유 전 사장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최대 치적'으로 삼아온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을 주도하는 등 이 지사의 측근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면서 황급히 증거인멸에 나선 배경을 놓고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압수수색 당일 검찰 수사관들이 유 전 본부장 자택에 도착해 현관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던 사이 유 전 본부장은 창문을 열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밖으로 집어 던졌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 대장동 개발의 사업자 선정과 수익 배분 구조 등 기본적인 사업계획 수립을 주도한 인물로 꼽히는 만큼 휴대전화는 관련 의혹을 밝히기 위한 결정적인 증거물이 될 수 있다. 검찰 수사관들은 휴대전화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건물 밖으로 나가 인근 도로를 수색했지만, 이미 누군가 휴대전화를 가져가 결국 찾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를 던진 행위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유 전 본부장은 다음날 자택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정이 있었다. 수사관에게 다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휴대전화를) 술 먹고 나와서 죽으려고 집어던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휴대전화를 던진 것은 은연중에 이재명 지사와의 연관성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앞서 이 지사는 2016년 11월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 하야 촉구 강연에서 "여러분은 절대 사고를 치면 전화기를 뺏기면 안 된다. 이거 하나 분석하면 여러분이 이 전화기 산 이후로 어디서 무슨 짓을 몇 시에 뭘 했는지 다 알 수 있다. 그래서 절대 뺏기면 안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장동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씨가 검찰 압수수색을 피해 핸드폰을 인멸했다고 한다. 과연 이재명 후보의 최측근답다"며 "이재명 후보는 이번에도 유동규 씨에게 핸드폰 버리라고 지시했나"라고 반문했다.
또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를 충성으로 모셨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학습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 밑에서 승승장구했었다. 휴대전화를 던진 건 사연이 있었다는 식으로 피해 갈 일이 아니다.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답을 하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한편 검찰은 1일 유 전 본부장을 한 병원 응급실에서 긴급 체포했다. 전날 유 전 본부장에게 출석 조사를 통보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자 조치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의 역할, 사업자 선정 경위와 수익 배당 구조 설계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