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일각, 무속 관련 의구심 제기
尹측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써줘"
국민의힘 대선후보 방송토론 과정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손바닥 한가운데에 '왕(王)' 자가 그려져 있는 모습이 거듭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세 차례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방송토론에서 임금을 뜻하는 한자 '왕'자가 윤석열 전 총장의 손바닥에 그려져 있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MBN을 통해 생중계된 5차 방송토론에서 윤석열 전 총장이 주도권 토론에 답변을 하던 중 손을 앞으로 내밀면서 흔들 때, 손바닥에 그려진 '왕' 자가 노출됐다.
지난달 26일 채널A를 통해 중계된 3차 방송토론 때와 28일 MBC를 통해 중계된 4차 방송토론 때에도 윤 전 총장 손바닥의 '왕' 자가 언뜻언뜻 보인 장면이 사진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채널A 3차 방송토론은 생중계였으며, MBC 4차 방송토론은 녹화중계였다.
여권과 야권내 경쟁 세력에서는 무속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전날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권역 순회경선에서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해 "국민을 위해 가장 봉사해야 할 1번 일꾼인 대통령을 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며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 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쟁 대권주자인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SNS에서 "대장동 비리 후보도 모자라 각종 비리 의혹 후보에 이제는 무속인까지 등장하는 역사상 최악의 대선 경선"이라며 "참 안타깝고 서글픈 대선 경선"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과거 오방색 타령하던 최순실 같은 사람과 윤 후보는 무엇이 다르냐"며 "대체 누구의 말을 듣고 손바닥에 '왕'을 쓰고 나왔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윤석열 전 총장 측은 "후보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지자들이 매번 토론이 있을 때마다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손바닥에 써준 것"이라며 "토론에 들어가는 길에 세정제로 지우려고 했는데 지워지지 않았고, 5차 토론회엔 지워지지 않은 흔적에 덧칠해서 더 크게 써줬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매직으로 손바닥에 글씨를 남기는 것에 어떤 역술적 효과가 있겠느냐"며 "남은 토론회에서도 지지자들이 손바닥에 응원 메시지를 남겨줄 경우, 굳이 지우지 않고 그대로 토론회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