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보수·도덕적 이미지 강점
尹·洪 거친 이미지 상쇄 기대
국민의힘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선 탈락했지만, 윤석열·홍준표 후보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으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최 전 원장이 지닌 정통보수의 선명성, 기존 정치인과 차별화되는 도덕성 등이 그의 가치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최 전 원장은 통화에서 “양측(윤석열·홍준표 후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은 맞지만,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여러 가지 생각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컷오프 결과 발표 이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은 최 전 원장에게 “함께 하자”고 직접 전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원장은 현재 고심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최 전 원장이 어느 후보의 손을 잡던 ‘천군만마’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먼저 최 전 원장이 지난 1·2차 예비경선을 치르면서 주로 보수층에 지지를 호소했고, 보수 정통 집안으로서 보수의 선명함을 드러내 왔기 때문에 ‘당심 확보’에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비중이 50%로 높아진다.
또한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에 ‘월성 원전 감사’에서 보여준 최 전 원장의 강직하고 도덕적인 이미지가 윤 전 총장이나 홍 의원이 지닌 거친 이미지를 상쇄하는 효과를 갖고 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재형 전 원장만의 독보적인 선비같은 청렴한 이미지가 있다”며 “이는 윤석열·홍준표 후보 모두에게는 없는 것이기에, 양쪽 후보 모두 최 전 원장의 이미지로 자신들의 거친 모습을 중화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 고민할 것”
한편 최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와 제가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더 깊은 고민과 성찰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도 정치인으로서 계속 나아가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정치 입문 과정에 대해 “평소 정치를 할 생각이 없었던 제가 나라가 무너져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정치를 하게 됐다”며 “나라를 위해서는 네가 나서야 한다는 권유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바로세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정치에 나셨지만 저에겐 조직도 없었고, 정치는 제게 낯선 세계였다”며 “많은 기대를 하셨던 분들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그러나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