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운영해 성착취물 제작·유포 혐의…1심 45년→2심 42년
'범죄집단 인정' 대법도 수긍…'강제추행' 추가 기소로 형 늘어날 가능성
미성년자 성 착취물을 제작해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을 통해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주빈(25)이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범죄단체조직, 살인예비, 유사강간, 강제추행, 사기,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42년을 선고받은 조씨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 형이 확정됐다.
또 10년 동안의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억여원 추징 등의 명령도 항소심 그대로 유지됐다. 조씨가 작년 3월 16일 경찰에 붙잡힌 지 약 19개월 만이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도널드푸틴' 강모(25)씨와 '랄로' 천모(29)씨는 각각 징역 13년을 확정받았다. '블루99' 임모(34)씨는 징역 8년이, '오뎅' 장모(41)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조씨는 2019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아동, 청소년을 포함한 여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에서 판매·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성착취물 제작·유포를 위해 범죄집단을 조직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박사방 가담자들이 범죄를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내부 규율을 만드는 등 단순한 음란물 공유 모임을 넘어선 범죄집단이라고 봤다
1심은 조씨가 일부 피해자들과 합의해 공소 기각된 부분을 제외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별도로 재판이 진행된 범죄수익 은닉 혐의에도 징역 5년이 선고돼 조씨의 1심 형량은 총 45년이다.
두 사건을 병합한 2심은 "조씨 아버지 노력으로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다"며 징역 42년을 선고했으나,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억여원 추징 등의 명령은 그대로 유지했다.
조씨는 박사방이 범죄집단이 아니며 검찰의 일부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주장해왔으나 1·2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주빈의 형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조주빈은 피해자들에게 조건만남을 해주겠다고 속이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추가 기소돼 1심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사방의 2인자 '부따' 강훈은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조주빈의 지시를 받고 성착취 영상물을 올린 혐의 등을 받는 '태평양' 이모군은 지난 7월 상고를 취하해 장기 10년에 단기 5년형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