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사에서 "공무원 되는 일 다시 없어"
연임 거절 배경엔 "재단과 마찰 위험"
알릴레오 출연하며 '작가' 생활 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민주당 대선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전망과 선을 그었다. 노무현재단 퇴임 후 행보에 대해서는 "노무현재단의 평생회원이자 늘 깨어 있고자 하는 시민으로서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14일 유 이사장은 퇴임사를 통해 "대통령후보 선거캠프 참여는 중요하고 뜻깊은 일이며 큰 책임이 따르는 행동"이라며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정치와 행정에 참여해 공동의 책임을 완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나 저는 선거에 나가는 일도, 공무원이 되는 일도 다시는 할 뜻이 없다"면서 "제 몫의 책임을 질 의사가 없으면서 어찌 선거캠프에 몸을 담겠느냐. 글과 말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고 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연임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서는 "자유롭게 쓰고 말하는 저의 행위가 재단 이사장이라는 직책과 종종 마찰을 일으켰다"며 "그런 위험을 피하려면 이사장을 연임하거나 임기를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서비평 교양방송으로 전환한 '알릴레오 북스'는 계속 한다"며 "앞으로 저는 이사장이 아니라 재단과 계약한 '고정 출연자'로서 알릴레오 북스 시청자 여러분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정부에서 일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의미와 보람을 느끼면서 재단의 업무를 수행했다. 저로서는 분에 넘치는 영광이었다"며 "이제부터 노무현재단의 평생회원이자 늘 깨어 있고자 하는 시민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유 이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바다를 포기하지 않는 강물처럼, 시민들과 함께 더 나은 대한민국의 내일을 열어가겠다"고 적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할 것이란 해석이 적지 않았다. 실제 안민석 의원은 앞서 "유 이사장을 비롯해 그간 어느 캠프에도 속하지 않았던 진보진영 셀럽들이 나서서 이재명 지사에게 반감을 갖는 이들에게 지지 호소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이날 퇴임사를 통해 캠프에 몸 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다소 아쉽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