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국민을 완전 개 취급 사진 올려"
尹 "캠프원이 사무실에서 촬영했다
사진 올리라고 승인한 것은 나 자신
모든 불찰과 책임 지고 국민에 사과"
22일 오후 열린 국민의힘 대선 후보 최종 경선 일대일 맞수토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맞붙었다. 윤 전 총장을 둘러싸고 최근 불거진 '전두환 옹호 발언' 및 'SNS 개 사과' 논란을 두고 유 전 의원이 맹공을 가했고, 윤 전 총장은 "제 불찰"이라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유 전 의원은 토론 시작 직후부터 해당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사흘 전 윤 전 총장이 부산에 가서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두환 전 대통령도 정치를 잘했다 했는해 비판을 드렸더니 윤 전 총장이 말의 앞뒤를 자르고 곡해한다는 식으로 사과를 안 했다"며 "파문이 커지니 어제 공약을 발표하면서 유감을 표명했고 계속 번지니 송구하다는 말까지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헌정질서를 파괴한 전두환 정권에 대해 진정으로 반성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송구하다고 한 줄 알았는데 새벽에 황당한 사진을 봤다. 누가 윤 전 총장 댁에서 개한테 사과를 주는 건데, 누가 찍은 것인가"라 덧붙였다.
앞서 윤 전 총장이 전날 자정 부렵 자신의 반려견 '토리'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린 점을 직격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이 전 전 대통령 관련 발언 후 늑장 사과를 했다는 비판이 일었던 당일 해당 사진을 업로드하면서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이 쏟아진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듣기로는 우리 집이 아니고, 캠프에 SNS를 담당하는 직원이 와서 찍었다고 들었다"며 "캠프가 아니고 저희 집 근처 사무실에서 찍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유 전 의원이 "반려견을 캠프 직원이 데려가 야심한 밤에 찍었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고, 유 전 의원이 "사과를 준 사람은 누군가"라 재차 질문하자 윤 전 총장은 "캠프 직원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반려견을 (사무실로) 데려간 것은 제 처로 생각이 들고, 캠프 직원이 찍었고 올린 것도 캠프에서 올린 것 같다"며 "기획이라고 하면 제가 기획한 거라 볼 수 있는데, 어릴 때 돌사진을 보고 설명해달라고 해서 어릴 때 사과를 좋아했고 해서 사과 이야기를 해줬다. 그랬더니 인스타그램에 올리겠다 하길래 하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어제 국민에게 잘못했다고 사과한 뒤 불과 12시간이 지나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캠프 관계자가 국민을 완전히 개 취급하는 사진을 올렸다.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윤 전 총장은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 생각이 틀렸다기보다 제 불찰이다.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도록 한 것도 일단 저 아니겠나"라며 "사과 스토리를 올리겠다는 것을 얘기해주고 승인했으니 이와 관련된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조롱한 것처럼) 생각할 수 있는 타이밍에 올라간 것에 대해 챙기지 못한 제 탓"이라며 "거기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리겠다. 제가 기획자"라 거듭 강조했다.
尹, '전두환 발언' 관련 劉에 역공 가하기도
"유승민도 과거 비슷한 발언 하지 않았나"
劉 "하지도 않은 말 가지고 공격하고 있어"
尹 "당 떠나 있던 劉, 개혁보수 이뤄냈나"
劉 "이준석 대표가 뽑힌 게 변화와 혁신"
뒤이어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을 향해 역공을 가했다. 유 전 의원도 과거 윤 전 총장의 '전두환 발언'과 비슷한 취지로 언급한 적이 있다는 취지다.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김재인 경제수석을 써서 경제를 잘 챙기고 그 덕분에 80년대에 잘 먹고 살았으며 좌파 우파 가리지 않고 동의하는 일이라 하지 않았나"라며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닌가"라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공격을 하는가, 속기록을 나중에 확인해 보고 의도를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017년 탄핵 정국 이후 당을 떠나 있었던 유 전 의원의 정치 이력을 공세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그는 "유 전 의원이 2016년에 공천을 안 주니 탈당했다가 복당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탈당했다. 다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다가 분당해 새로운보수당을 만들고 또 합당을 했는데, 과연 보수 개혁을 이뤘는가"라 물었다.
유 전 의원은 "개혁보수의 정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의힘에 그대로 살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준석 대표를 뽑은 것도 변화와 혁신을 하라고 뽑은 거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劉 "대통령 생각 서너달 尹, 준비됐다 생각?"
尹 "검찰 업무가 경제 관련 일…모르지 않아
劉, 소득주도성장·탈원전 주장하지 않았나"
劉 "허위사실…소주성 비판·탈원전 언급 無"
토론 막바지에 들어선 두 후보는 '후보의 자격' 여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이 "누구보다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하고 국가적 전략이 잘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취임 초부터 경제살리기에 올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 22년째 정치를 하는 사람인데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한 게 불과 서너달밖에 안 된 분과 토론하고 있다. 과연 스스로 준비된 대통령이라 생각하나"라 물었다.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이 경제학박사시고 본인도 경제전문가라 늘 말해서 10여차례 토론 과정에서 지켜봤는데, 유 전 의원이 과연 경제전문가인지 아직 입증을 못 한 것 같다"며 "검찰 업무를 잘 모르시는 모양인데 경제와 관련된 일이 대부분이다. 경제에 대해 모른다고 할 수 없는 것"이라 반박했다.
아울러 윤 전 총장은 유 전 의원의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공약을 거론하며 "최저임금이나 소득주도성장 등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과 거의 똑같은 공약을 말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이 과거 '탈원전'을 주장했었다는 주장도 함께 내놨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공격에 "허위사실을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잘못된 정책이라 다시 생각해보라 했고, 탈원전이라는 단어도 분명 쓴 적 없다. 동해안에 원전이 밀집된 나라가 없기에 분산시키는 게 맞다는 얘기를 했을 뿐"이라 말했다.
토론 막바지 마무리 발언에서 윤 전 총장은 "문재인 정권이 5년 동안 국민을 약탈하고도 염치를 모른다"며 "국가의 법치와 상식이 무너지고 부패가 만연하면 어떠한 경제전문가가 있어도 전부 다 무의미하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 사법시스템을 정상화하고 죄가 있는 사람 없는 사람을 정확히 판단해 국가 기틀을 잡아야 번영과 미래가 있을 것으로, 제가 확실히 해낼 것"이라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겨냥해 "정치한 지 몇 달밖에 안 돼 하루에 하나씩 망언을 하고 온나라를 들끓게 만든 윤 전 총장으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저의 관계에 있어 탄핵 때문에 서운한 감정은 잊어달라, 유승민만이 이재명을 이기고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