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4일 이낙연 만나 경선 갈등 일단 봉합 뒤
26일 文대통령·정세균과 회동…원팀 선대위 탄력
27일 추미애와 오찬…김두관·박용진 일정 조율 중
지난 25일 경기도지사직을 내려놓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권행보에 가속도가 붙은 모습이다. 26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데 이어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찬 회동을 가지면서 내부 결속 및 '원팀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했다. 오는 27일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한다. 김두관·박용진 의원과의 만남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4일엔 이낙연 전 대표를 만나 정권 재창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李 "지난 대선 때 모질 게 한 것 사과"…文 "1위 후보되니 그 심정 알겠나"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청와대 상춘재에서 50분간 문 대통령과 면담하며 공통점을 강조하면서 '민주정부 계승' 의지를 다졌다. 이날 회동은 차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그는 "저는 경기도지사로서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라며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따로 뵐 기회가 있으면 마음에 담아둔 얘기를 꼭 드리고 싶었다"며 "지난 대선 (경선) 때 제가 모질게 한 부분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했다고 회동에 배석한 이철희 정무수석이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웃으며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고 했다고 한다.
이 후보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을 연결고리로 문 대통령과의 공통분모를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데, 문 대통령도 루즈벨트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알고 있다. 거기에 공통분모가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25일) 문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언급하며 "내용도 꼼꼼히 살펴봤는데 제 생각과 너무 똑같았다"고도 했다. 대장동 의혹, 부동산, 북한 등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동을 마친 뒤 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선물인 넥타이와 스카프를 페이스북에 공개하며 "뜻밖의 선물에 대통령님의 세심한 마음 씀씀이를 느낀다. 마음이 넉넉해진다. 감사하다"고 했다.
李 "제가 총리님 계보"…丁 "원팀 만들어 필승 노력하자"
지난 24일 이 전 대표를 만나 경선 과정에서 극에 달했던 당내 갈등을 일단 봉합한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또 다른 경쟁자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약 100분간 만찬 회동을 가졌다. 정 전 총리는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이 후보는 정 전 총리와 함께 했던 의원들이 참여하는 '미래경제위원회'를 후보 직속 기구로 설치하기로 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4일 이 전 대표와 회동 했을 땐 이 전 대표의 핵심 대선공약이었던 '신복지 정책' 계승을 위해 선대위에 후보 직속의 '제1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 전 총리는 "꼭 원팀을 만들어서 필승하도록 노력하자"고 했다. 이 후보는 정 전 총리가 당 대표 시절이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당 상근부대변인을 했었던 점을 거론하며 "제가 총리님 계보다. 총리님께서 함께 해주시고 큰 역할을 해주시면 아주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정 전 총리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이 후보를 '성남시장 후보'로 전략공천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문 대통령과의 만남 전 비서실장인 박홍근 의원과 대변인인 박찬대 의원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 후보는 이날 예비후보 등록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익숙했던 출근길을 떠나 대통령 예비후보로서 국민께 인사드리러 가는 마음이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며 "반드시 희망을 만들어내겠다고, 사랑하는 국민 삶의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해본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