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참석차 로마 등 7박9일 유럽순방
국제사회에 대북정책구상 동의 구할듯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7박9일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특히 이번 순방의 최대 관심은 현지시각으로 29일 예정된 교황청 방문 일정이다.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교황 방북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 방안을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성사되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 구상에도 자연스럽게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차를 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만난다.
더욱이 이번 순방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수행한다. 대통령의 정상외교 무대에 통일부 장관이 동행하는 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교황에게 방북 요청을 하고, 성사될 경우 이 장관이 현지에서 브리핑을 할 것이란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교황 방북 추진에 공을 들여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교황의 방북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곧장 다음달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전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북한의 공식 초청장이 오면 갈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넉달 뒤인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교황의 방북 논의도 유야무야됐다.
이례적 이인영 수행…'교황방북 브리핑' 맡나
고무된 청와대-여당 "평화프로세스 진전기대"
청와대와 여당은 문 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교황 방북' 이슈를 한껏 띄워왔다.
박수현 청와대 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교황의 방북은 북한과 바티칸 교황청 간의 외교 문제"라면서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한 발짝이라도 진전시킬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기대를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2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교황의 방북은 교황이 여러 차례 의지를 밝혔다"며 "교황이 방북 문제를 말하면 문 대통령이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북한 대사직을 겸임하고 있는 페데리코 파일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를 만나 "남북관계 개선에 교황님의 방북이 성사되도록 공감대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30일부터 이틀간 로마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 참석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회복 및 재건을 위한 공조 방안을 주요국 정상과 논의한다.
이어 다음달 1일과 2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해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 의지 등을 언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는 내용의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발표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헝가리를 국빈 방문해 아데르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가 참여하는 비세그라드 그룹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