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자영업자들 대체로 '위드 코로나' 기대감 속에 출퇴근길 교통혼잡 우려도
직장인들 "벌써부터 회식 2개나 잡혀…저녁 있는 삶, 사라질 것"
경찰청 1일 음주운전 적발 299명…면허취소 200명, 면허정지 89명, 측정거부 10명
11월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시작을 맞이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1일 점심시간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을 찾은 최모(23)씨는 "지난 해에는 코로나로 연말 모임을 못 가졌는데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바로 친구들과 저녁 약속을 잡았다"며 "이번 주 금요일에는 9명이 모여서 술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씨는 "밤 10시 시간제한도 사라졌다고 하던데, 친구들과 예전처럼 새벽까지 신나게 술을 마실 수 있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영업자들도 모처럼 함박웃음을 머금고 기대감을 표했다. 2일 오후 5시께 강서구의 송화재래시장 골목은 저녁 찬거리를 사러 나온 주부들로 모처럼 붐볐는데, 송화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박모(53)씨는 "시장 일대가 붐비는 것은 정말 오랜 만이다"며 "아무래도 위드 코로나로 방역지침이 바뀌면서 앞으로는 시장이 좀 더 활기를 띨 것 같고 몇 달 후 설 명절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낙관했다.
15년째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9)씨도 "코로나 때문에 지난 추석 매출은 예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었다"며 "위드 코로나로 인원제한이 없어졌으니 돌아오는 설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종로구에서 10년째 닭도리탕집을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인원 제한이 사라져 손님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며 "확실히 어제와 오늘 매출이 늘었다"고 좋아했다.
반면,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목소리도 높았다.
직장인 정모(25)씨는 "위드 코로나로 전환이 직장인에게 좋은 점으로 다가오진 않는 것 같다"며 "밤 10시 통금이 해제되면 술 자리에서 일찍 일어나는 문화도 사라질 것 같아 솔직히 앞으로의 회식이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마포구에 거주하는 신모(29)씨는 "집이 식당가 근처에 위치해 있는데,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앞으로 새벽 2시까지 술 마시고 고성방가하는 사람들로 시끄러워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며 "사실 코로나 방역지침 덕분에 밤 10시 이후에는 조용한 생활을 만끽할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혼잡에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충무로에 위치한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임모(27)씨는 "어제와 오늘 유독 지하철에 사람이 많은 것 같았는데 위드 코로나 때문에 회사들의 재택근무 지침이 해제돼서인 줄은 몰랐다"며 "덕분에 지하철을 한번 놓쳤다"고 허탈해했다.
중랑구에서 경기도 하남으로 자동차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 강모(28)씨는 "주로 구리 암사대교나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는데 아침에 차 사고도 두 곳에서 나고, 재택근무도 풀려서 평소보다 훨씬 더 막힌 것 같았다"고 전했다.
경기도 일산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임모(32)씨는 "오늘 출근길 자체에 정말 기가 빨렸다. 앞으로 이 생활이 매일 매일 이어진다고 생각을 하니 우울하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6)씨는 "여의도, 광화문, 교대 같은 곳은 출퇴근 시간대에 항상 붐볐던 곳이라 위드 코로나라고 더 혼잡해졌다는 것은 특별히 잘못 느끼겠다"며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다는 정부의 안내와 동시에 회식이 2개나 잡혔다는 게 더욱 슬픈 소식이다. 더 이상 저녁이 있는 삶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첫날 경찰의 음주운전 단속에 300명 가까이 적발됐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음주운전 집중 단속으로 전국에서 총 299명의 음주운전자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면허정지 수준은 89명, 면허취소 수준은 200명, 측정을 거부한 사람은 10명이었다.
경찰청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라 연말연시 술자리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유흥가와 식당 등 지역별 음주운전 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시간과 장소를 수시로 바꿔가며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