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위드 코로나 최고! 뉴스 보면서 존버하다가 바로 강남으로 놀러왔다"
인근 주민들은 우려의 시선…"청년들 답답한 것은 알겠지만 정부가 너무 일찍 방역 풀어줘"
야구장, 치맥 되고 함성은 금지? 비난 봇물…3일 대한실내체육시설 총연, 방역패스 반발 시위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서울 곳곳의 먹자골목과 주점거리에는 활기가 넘쳤다.
2일 밤 강남역 일대에는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저녁을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만석으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을 식당가와 포장마차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고, 일부 손님들은 이미 만취한 상태에서 2차, 3차를 외쳤다.
이날 강남역 일대를 찾은 직장인 김모(36)씨는 "결혼이 코 앞이라 친구들에게 청첩장을 건네는 자리를 만들었다"며 "이전에는 인원제한 때문에 많이 만나지도 못했고, 시간 맞추기도 힘들었는데 위드 코로나라 다같이 보자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송파구에서 놀러온 대학생 권모(22)씨는 "코시국(코로나 시기의 은어)때문에 친구들이랑 주점이랑 클럽도 못가보고 대학생활을 끝내는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며 좋아했고, 동작구에서 놀러온 이모(20)씨 역시 "위드 코로나 최고!"라며 "뉴스 보면서 존버(열심히 버틴다의 은어)하다가 바로 강남으로 놀러왔다"고 밝혔다.
대학생 천모(21)씨는 "12시 되면 당연히 귀가할것"이라면서 "어느덧 신체 리듬이 밤10시 생활에 맞춰져 있고,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12시 이후까지는 못 마실것 같다"며 웃었다.
강남역 일대와 홍대 등 클럽들이 집결해 있는 곳에서는 자정이 되자 직원들이 불을 켜며 영업 종료를 알리고 해산을 유도했다. 클럽 외부로 나온 이용객들은 흡연이나 대화를 이어가면서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았고, 더 마실 궁리만을 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모습을 본 인근 주민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서초구에 거주하는 송모(58)씨는 "이 곳만 완전히 다른 세상 같다"며 "정부가 너무 일찍 방역을 풀어줬다. 청년들이 답답한 것은 알겠지만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자마자 이런 행동들을 보이면 확진자만 늘어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택시기사 김모(52)씨는 "지금 이태원, 홍대, 강남역 일대 빼고는 도로가 매우 한산하다"며 "앞으로 이 곳들의 주말은 코로나 이전의 주말처럼 택시 잡기가 매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씨는 "젊은 친구들이 백신 접종은 다하고 놀러다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한편,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 시행이 시작된 이후 전국 곳곳에서 방역 수칙을 둘러싼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첫 경기인 와일드카드(WC) 결정 1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에는 모처럼 많은 팬이 관중석을 채웠지만, 응원 구호나 함성을 외치며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모습들이 다수 발견됐다.
정부가 발표한 방역완화 지침에 따르면 오랜만에 야구장에서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경기를 보며 응원 구호를 외치거나 함성을 지르는 것은 안된다. 비말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을 막기 위해서다. 이에 많은 관람객들은 취식은 허용하면서 함성은 금지한 것 자체가 모순이고 대단히 혼란스럽다고 비판했다.
야구장 취식과 관련해서도 '실내' 경기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금지되는데, 이를 두고 한 야구팬은 "영화관 팝콘은 되면서 고척돔 치맥은 왜 안 되나"라며 겅한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를 시행하면서 영화관과 실외스포츠 관람에 한해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도입시 취식을 허용한 것을 놓고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인데, 다른 실내 시설에서도 형평성 문제를 따질 수 있는 문제다.
방역패스를 적용받는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의 불만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은 백신을 접종한 사람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미접종자들의 환불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실내체육시설 총연합회는 3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방역패스 반발 시위를 개최했다.
아울러 정부가 발표한 단계적 일상회복 사회복지시설 대응 지침에서 백신 미접종자의 등하교·출퇴근을 제외한 외출·외박을 금지한 것을 놓고서도 입소자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아동들까지 외출을 금지한 것은 가혹하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