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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野 대선 후보 선출에 모두 침묵?…文은 MB 축하 받아


입력 2021.11.08 10:33 수정 2021.11.08 13:06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문대통령, 윤석열 축하 메시지 계획 안 해

'文정부 검찰총장' 배신감 깔려 있는 듯

심상정·안철수와 동시에 축하난 고려 중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8일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과 관련해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을 방침이다. 그 기저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 후보가 제1야당의 대선 후보로 자리 잡았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이 깔려 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다만 청와대는 윤 후보를 포함한 야당 후보들에게 축하난을 보내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윤 후보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낸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원'이기 때문에 당원 자격으로 이 후보를 축하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도 이 후보 축하 메시지에 '민주당 당원으로서'라는 전제를 달았다. 윤 후보는 야당 소속이기 때문에 전제 조건이 다르다는 얘기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이 모두 야당 대선 후보 선출에 침묵한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이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때 이명박 대통령은 곧바로 청와대 대변인 명의로 "꿈과 희망의 대선이 되기를 희망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냈다. 김영삼 대통령도 1997년 김대중 국민회의 대선 후보에게 후보 선출 다음 날 전화를 걸어 축하 인사를 했다.


이 때문에 윤 후보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당시 검찰총장인 윤 후보를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지칭하며 "(윤 후보가)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윤 후보는 2019년 여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며 정부 여당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는 검찰개혁 등에 반발하며 지난 3월 중도 사퇴했고, 문 대통령은 윤 후보의 사의 표명 1시간 만에 이를 수용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 후보에 대한 메시지를 낼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관계자는 "정무수석실에서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 명의의 축하난을 보내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윤 후보뿐 아니라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야당 대선 후보들에게 모두 축하난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청와대는 윤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한다면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후보가 전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제가 면담 요청할 이유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두 사람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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