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업체 기사 "요수소 팔면서 매진 걸어놓고 몰래 물어보면 비싸게 파는 주요소 많아"
"중국서 들여오는 요소수 턱없이 부족해…들어오면 무조건 쟁여놓기 바쁠 것"
대다수 주유소들 "요소수 대란 악용해 편취? 물량이 없어 많지는 않을 것이고 결국 고객 잃는 행위"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전역에서 '요소수 대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감춰두고 있다 비싸게 판매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자 운송업자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주유소들은 고객들과의 신뢰때문에 거의 불가능한 일라고 일축했다. 물량 자체도 얼마 없는 상황에서 일부 주요소들의 이런 몰지각한 편취는 결국 고객을 잃는 행위이고 오래갈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경기도 고양휴게소에서 만난 트럭기사 김모(52)씨는 "웹사이트에서 10배 높은 가격으로 팔고 있지만 이것도 구하지 못해 지인한테 두배 가격을 주고 샀다"며 "요소수가 없다고 해놓고 파는 곳도 있고 다른 차량이 요소수를 넣고 있길래 사려고 하니까 직영차에게만 판다며 팔지않는 곳도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혹시라도 요소수를 판다고 하면 기름을 넣고 요소수를 넣어달라고 하려고 기름을 가득 채우지 않고 다닌다"고 토로했다.
대형 화물트럭을 운전하고 있는 한모(58)씨는 “기름 80리터를 5만원에 넣으면서 요소수를 샀는데 평소 9천원, 만원 정도 하던 요소수가 6만원이었다”며 "지금 남은 양으로 이틀 정도 달릴 수 있는데 이게 없으면 아예 요소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정부가 들여온다는 양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몇 배는 더 들여와야 원활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트럭기사 김모(48)씨는 "요소수를 팔면서 매진을 걸어놓고 몰래 물어보면 비싸게 파는 주유소들이 많은데 신고하고 싶을 정도"라면서 "정부가 일시적으로 중국에서 들여오는 요소수 양이 부족하다는 것을 모든 운전기사들은 다 안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요소수가 들어오면 아마 무조건 쟁여놓기 바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운송업자들의 지적에 대해 대다수 주유소 관계자들은 눈앞의 이득만 보고 장사를 하면 안 된다며 물량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이런 편취는 얼마 못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외곽에 위치한 한 주유소의 직원은 "우리 주유소로 기름을 운반하는 운송차량들을 위한 일부 요소수량만 남겨놓고 다 소진된 상태"라면서 "요소수 대란을 악용해 편취하는 행위도 물론 해서는 안될 행동이지만 이해는 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요소수 품귀 사태뿐만 아니라 다른 비슷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앞다퉈 물건을 쟁여놓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유소 업체 소장은 "무엇보다 일시적으로 급작스럽게 파동이 일어난 부분이 이해가 안간다. 파동이 나더라도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을 물량들이 있어 3~4일 이상 걸리는데, 9일에서 11일 단 이틀 동안 갑자기 곳곳에서 납품이 불가할 정도라는 게 의문"이라며 "분명 요소수 유통을 하는 기업들은 한 달 정도는 생산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보유한 요소수로 당장은 비싼 이익을 취하더라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 발등에 불난 운전자들이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겠지만 뒤에서는 욕하고 다시는 이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비슷한 위치 또다른 주유소의 직원 이모씨(57)는 "매일마다 걸려오는 문의전화와 남는 요소수 감춰두고 있지 않느냐는 집요한 추궁에 진절머리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이어 "물량이 없어서 못파는 주유소가 대부분일텐데 비싸게 팔며 이득을 편취하는 주유소들이 아마 많지는 않을 것"이라며 "비싸게 팔아 당장은 폭리를 취해도 결국은 유치한 고객만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11일 요소수 사재기 및 매진됐다며 몰래 보유하고 있는 악용 등을 막기위해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제정해 요소와 요소수를 다루는 기업은 매일 실적 관련 정보를 신고하고, 요소수 판매처는 주유소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또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차량용 요소수의 양은 승용차의 경우 1대당 한번에 최대 10리터까지, 화물·승합차, 건설기계, 농기계 등은 최대 30리터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