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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면돌파 본능?…조카 살인 변론 선제적 사과


입력 2021.11.26 01:00 수정 2021.11.25 23:46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전 연인과 그 모친 살해한 조카 변론

15년 전 사건 먼저 언급하며 사과

선제적 대응으로 논란 차단 포석

일주일 째 '반성 모드'로 중도층 공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사죄의 절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조카의 살인 범죄 사건을 변호했던 행위에 대해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데이트 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며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런 기억이다.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조치와 가해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검토돼야 한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 나아가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 조카는 2006년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의 집에 찾아가 여자친구와 그 어머니를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당시 1·2심 변론을 맡았던 이 후보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지금의 메시지와 정반대의 행동이었던 셈이다.


이 후보의 갑작스러운 고백과 사과 배경에는 오는 12월 1일까지 이어질 ‘성폭력 추방 주간’이 있다. 친여성 행보에 앞서 선제적으로 사과를 함으로써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적 행보로 해석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이 후보는 지난주 충청 매타버스(매주 타는 버스) 일정을 전후로 ‘반성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자성론을 피력하는 한편,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도 “단군 이래 최대 공공 환수”라던 기존의 주장에서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며 태세를 전환했다.


‘이재명의 민주당’ 선언 후 처음 열린 지난 22일 선대위 회의에서는 “새로운 출발은 성찰과 철저한 반성에서 시작된다”며 ‘사과와 반성’을 수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전날에는 “아픈 마음을, 또 그 어려움을 예민하게, 더 신속하게 책임지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다”며 큰 절 퍼포먼스도 벌였다.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구성 문제로 발목을 잡힌 사이, 결단력 있는 면모로 당을 접수하면서 중도층 공략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 측 재선 의원은 “논란이 될만한 사안이라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게 이재명 스타일”이라며 “그동안 가려졌던 이 후보의 장점이 점점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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