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소급적용 포함 '종부세 개정' 착수…"확정은 아냐"

文心 따라 종부세 강화, 李心에 완화

일시적 2주택자 등 종부세 합산 배제

부작용 우려 무시하더니…표심에 급급

정부는 법적 안정성 등 이유로 반대

28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호중 원내대표가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종합부동산세 완화를 추진한다. 다주택자 종부세 부과 과정에서 일시적 다주택자 등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게 이유다. 이재명 후보가 제안했으며, 민주당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이미 종부세를 납부한 대상자들의 경우 소급적용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종부세는 투기수요 억제 효과와 더불어 공적 가치를 누리는데 쓰이는 합당한 세금임에 틀림 없다”면서도 “이직과 취업 등 일시적 2주택이 되거나, 상속으로 일시적 다주택자로 분류되는 경우 등에 대한 합리적 개선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사각지대를 찾아낸 이상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다”며 “지속적인 당정협의를 통해 시장 기능을 인정하되 사각지대 피해자에 대한 국가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민주당 선대위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후덕 의원이 발의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담겼다. 발의된 법안에 따르면, 이사·상속 등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신규취득 주택, 종중이 소유한 주택, 농어촌 주택, 고향의 주택 등은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 배제된다.

또한 투기목적 없는 사회적 주택이나 협동조합형 주택에 대해서는 공익법인과 같은 개인 주택에 적용되는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아울러 고령층·저소득자 등 종부세 납부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납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법안은 올해 납부분부터 소급해 적용할 것을 규정, 통과될 경우 이미 낸 종부세를 돌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당정협의를 통해 종부세 배제 대상과 기준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소급 적용 역시 정부와 협의사항에 포함됐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관철시키겠다는 이 후보와 민주당의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정부 시책에 따라서 (집을) 팔았던 사람에게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짧은 시간에 (법이) 바뀌면 소급문제가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소급적용 방안이)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억울한 사람이 없이 구제를 해야 한다”며 소급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개정의 취지에 공감하더라도 문제는 정부여당의 정책적 신뢰도가 크게 무너졌다는 점이다. 다주택자 종부세 강화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으로 21대 국회 최우선 처리 과제로 상정됐었다. 민주당은 ‘투기 억제’라는 명분으로 청와대 기조에 따라 밀어붙였다. 당시에도 일시적 다주택자 문제 등 부작용 우려가 나왔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개정과 재개정 작업 모두 지지율에 급급해 땜질식 처방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는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개정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 정책위의장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지난번 법을 만들었을 때 디테일 부분의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불합리한 것을 인지하고 개선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하고, 후보가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