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37살, 전성기 기량 보여줄 수 있을지 관건
최근 2시즌 동안 홈런과 타율 하락세로 우려 자아내
통산 타율 0.330·원정 최다 홈런 위즈파크와 찰떡궁합
‘홈런왕 출신’ 박병호(KT위즈)는 위즈파크서 부활할 수 있을까.
박병호는 지난 29일 원 소속팀 키움을 떠나 KT와 3년 총액 30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20억 원, 옵션 3억 원)에 계약했다.
그는 넥센(현 키움)에서 2012년부터 2시즌 동안 홈런·타점·득점·장타율 등 타자 주요 부문을 석권하며 2년 연속 KBO MVP 수상과 2012년부터 4년 연속 홈런왕,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하는 등 KBO 홈런 타자의 새 역사를 썼다.
다만 2016년 미국 메이저리그를 거쳐 2018년 KBO에 복귀한 뒤로는 매년 성적이 떨어지고 있다. 2018시즌 43개의 홈런포를 기록한 박병호는 2019시즌 33개, 2020시즌 21개, 2021시즌 20개로 매 시즌 장타력이 감소 추세다.
특히 2020시즌 2021시즌에는 2할2푼대 타율로 타격 정확도가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원 소속팀 키움과 협상이 틀어진 결정적 이유도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이 컸다는 평가다.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37살인 점도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박병호는 매력적이다. 확실히 전성기 기량만큼은 아니지만 올해까지 8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이기 때문에 상대 투수에게 충분히 위협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고척을 떠나 위즈파크에 자리 잡은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박병호가 키움 시절 몸담았던 고척스카이돔은 가로 99m, 중앙 122m로 국내에서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잠실구장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펜스 높이는 3.8m로 오히려 잠실의 2.6m보다 높다.
반면 위즈파크는 홈플레이트서 중앙펜스까지 거리가 120m, 좌우 98m로 고척보다는 작다. 특히 타자들에게는 1~2m 차이로 홈런이 되느냐, 뜬공이 되느냐의 차이는 크기 때문에 구장 환경이 중요하다.
특히 박병호는 위즈파크와 궁합이 좋았다. 이곳에서 통산 타율 0.330, 12홈런, 29타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잠실과 고척을 제외하면 원정 경기서 가장 많은 홈런포를 위즈파크서 기록했다.
구장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박병호에게 크다. LG 시절 거대한 잠실구장 크기에 번번이 좌절했던 박병호는 넥센 이적 이후 국내서 가장 작은 규모의 목동야구장을 홈으로 두면서 홈런타자로 거듭났다. 30대 후반에 위즈파크서 또 한 번 전성기를 열 가능성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