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부터 소풍·평촌·구로점 일반관으로 전환
CJ CGV "잃어버린 3년 고민 커, 자구책 마련 중"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영화산업이 총체적인 위기 속에 흔들리고 있다. 대기업 멀티플렉스가 줄어든 관객수로 매출 추락을 버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CGV 소풍, 평촌, 구로점 아트하우스관이 10일부터 일반관으로 전환됐다. 이로써 전국 19개 극장에서 26관으로 운영되던 CGV 아트하우스는 이제 15개 극장에서 21개관으로 운영된다.
지난해 CGV는 대학로, 명동역씨네라이브러리, 광구금남로, 연수역 등 손실이 큰 지점 7곳을 영업 중단했고, 3년 내 119개 직영점 중 30%에 해당하는 35~40곳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업 영화를 내걸었던 영화관도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 예술영화를 상영해온 아트하우스관이 지금의 혼란 속에서 예전과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무리였다.
CGV 아트하우스는 2004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오랜 시간 영화 산업의 다양성을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기에 아쉬운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상황에도 셀린 시아마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키에슬로프스키, 자비에 돌란 등 다양한 기획적으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했다.
CJ CGV 황재현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코로나19 어려움을 자체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 중이다. 지역에 따른 아트하우스 관객 편차를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일반관으로 전환하게 됐다"면서도 "독립영화가 지속 상영 될 수록 노력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잃어버린 3년의 고민이 크다"라고 전했다.
이는 CGV 아트하우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KT&G 상상시네마가 운영을 중단하고 서울극장도 4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에 김혜수, 최희서, 변영주, 신민아, 김보라 등 영화인들은 SNS에 '독립예술영화챌린지' 인증사진을 올리며 독립영화 살리기 응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예술영화는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위기였다. 멀티플렉스, OTT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왔다. 코로나19가 이 시기를 조금 더 빠르게 앞당겼다.
결과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해가고 있는 관람 환경 앞에 예술 영화들은 설 자리까지 좁아지며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당장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한 콘텐츠만을 제작하려는 투자 현실도 짚어봐야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급감을 맞으며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행태 자체를 비난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OTT 플랫폼이 주류로 자리잡으며 예술영화가 다른 상업영화처럼 OTT에 공개된다고 해도 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시대의 흐름을 고려해 예술 영화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틀을 구축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때다.
한 영화관계자는 "극장 밖을 벗어나더라도 예술영화의 가치를 유지하되 연대하거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