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본인 낮은 자세·신중한 언행
'부인 리스크'도 방송 결과 불식
'장모 리스크' 아직 남아있지만
대선후보 지지율은 상승 흐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 중에서 '본부 리스크'가 희미해지는 모양새다. 배우자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은 MBC의 '7시간 통화 녹취' 방송 결과 오히려 불식됐고, 윤 후보 본인도 과거의 '1일 1실언' 행렬 등으로부터 벗어나는 모습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MBC 방송을 계기로 '김건희 리스크'를 둘러싼 긴장감이 급속히 사그러드는 분위기다. 첫 번째 방송에서 이렇다할 충격적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과연 오는 23일로 예고된 두 번째 방송이 가능하겠느냐는 시각까지 나온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1회차 방송에서) 후보자의 배우자가 문제될 표현을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MBC가) 2회차 방송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서울의소리라는 곳에서 다 공개하면 방송의 가치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후보도 낮은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이 있었다"며 "많은 분들한테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자세 뿐만 아니라 언행에 있어서도 많이 정제되고 신중해졌다는 평가다. '1일 1실언'이 과거의 일이 된 것은 물론이고, 이른바 '도리도리'라 불렸던 말할 때의 습관도 많이 나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른바 '본부장 리스크' 중에서 '장모 리스크'만은 여전히 남아있다.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모 씨는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은행 잔고증명서 위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밖에 부동산실명제 위반 의혹과 압류 회피 목적 증여 의혹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전방위적인 검증 공세에 노출되는 대선후보가 어차피 아무런 리스크도 없이 대선을 치를 수는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정도는 통상적 리스크"라며 "윤 후보 본인이 TV토론 등의 기회에서 '처갓집 비리도 정의와 공정, 상식에 따라 동일한 잣대로 처벌받아야 한다'고 매듭짓고 돌파해야할 문제"라고 바라봤다.
'본부장 리스크' 중 본인·부인 리스크의 색채가 희미해짐에 따라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도 본격적으로 반등세를 타는 흐름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9~14일 대선후보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지난주 대비 6.5%p 상승하며 40%선을 재돌파, 40.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6.7%,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12.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제 설 명절까지 2주 남은 상황"이라며 "남은 2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면 '차례상 민심'이 야권 후보 단일화보다는 윤석열 후보의 대권 경쟁 리드를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