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지아→감스트, 이근 대위 등 갑작스러운 관심이 독이 된 크리에이터들
‘셀러브리티’(Celebrity)를 줄인 말인 셀럽은 유행을 이끄는 유명인사를 지칭한다. 일반인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인급의 인기를 얻는 이들은 물론, 요즘에는 유튜버, 인스타그래머들도 자신들의 영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유튜브,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이 TV 또는 대형 OTT 프로그램에 진출해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그러나 잘 관리된 연예인들과 달리, 갑작스러운 관심이 유발하는 논란을 이기지 못하고 금방 사라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는 셀럽들이 늘어나면서 그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튜버 송지아가 명품 가품 착용 논란으로 활동을 중단했다. SNS와 유튜브에서 패션과 뷰티에 대한 콘텐츠를 선보이던 그는 이를 계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솔로지옥’에 출연, 관심을 받았었다. ‘솔로지옥’이 한국 예능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차트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등 큰 인기를 얻으면서 송지아 또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솔로지옥’ 직후 발 빠르게 송지아를 섭외한 MBC ‘전지적 참견 시점’과 JTBC ‘아는 형님’이 채 방송도 되기 전에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그가 유튜브, ‘솔로지옥’ 등에서 착용한 명품 의상, 액세서리 중 일부가 가품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가품을 진품으로 속여 리뷰하는 등의 거짓말을 한 적은 없으며, ‘예뻐서 착용했다’며 무지함에 대해 거듭 사과를 했음에도 대중들의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진 못했다. 결국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는 통편집, ‘아는 형님’에서는 일부 편집되면서 방송 진출은 무산됐고, 현재 채널 운영도 중단한 상태다.
앞서 뷰티 유튜버 이사배가 공중파에 진출해 안정적인 활약을 선보인 바 있으며, 지금도 먹방 유튜버 입짧은 햇님과 쯔양이 TV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등 긍정적인 사례들도 있지만 송지아처럼 온라인상의 인기를 바탕으로 TV 진출을 시도하다 빠르게 무산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축구 전문 BJ 감스트가 MBC 디지털 해설위원에 도전한 바 있다.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도 출연하며 본격적인 방송 진출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정제되지 않은 해설로 비판을 받는가 하면, 아프리카TV 방송 도중 했던 성희롱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거센 비난을 받았다. 결국 지금은 다시 웹콘텐츠만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 외에도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오른 이근 대위가 각종 논란으로 방송가에서 모습을 감춘 바도 있다. ‘가짜사나이’에서 카리스마 있는 교관으로 활약하며 스타덤에 오른 그는 이후 ‘집사부일체’, ‘장르만 코미디’ 등 예능은 물론, 각종 광고 모델로도 활약을 했었다. 그러나 인기도 잠시, 채무 불이행과 성추행 논란으로 곤혹을 치렀다. 채무불이행 의혹은 당시 채권자에게 빚졌던 200만 원을 돌려주고 사과하면서 일단락됐으며,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2018년 성추행 사건으로 벌금형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근데 내가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는데도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돼 판결이 이뤄졌다”고 거듭 부인했으나, 현재는 유튜브 콘텐츠로만 시청자들과 소통 중이다.
촬영과 편집에 대해 조금만 공부하면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하고, 또 이를 손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대다. 지금도 수많은 유튜버들이 자신의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으며, 인스타그래머들은 SNS를 통해 팔로워들과 소통 중이다. 그리고 유튜브와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들의 역할도 이전과는 사뭇 달라졌다. TV프로그램이나 대형 OTT에도 흔하게 진출하면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더욱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대를 넓히는 과정에서 위 사례들처럼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한다. 갑자기 큰 관심을 받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전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책임감을 요구받기도 하는 것이다. 범죄나 심각한 인성 문제 등은 새로운 검증 과정에서 당연히 걸러져야 하는 것이지만, 각종 의혹들이 갑작스러운 관심을 타고 큰 논란으로 번질 때도 있다. 특히 이들이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 각종 예능과 업체들이 이들을 발 빠르게 섭외하며 화제성을 활용하고 있고, 이에 이들 역시도 갑자기 공인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아직 준비되지 않은 이들에게 섣불리 접근했던 예능과 광고는 편집과 철회 등으로 논란을 수습하며 성급한 시도의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동시에 이러한 현상들이 활동 무대를 넓히려는 셀럽들의 수명을 단축하기도 한다.
SNS, 유튜브 등을 통해 활동 중인 한 인플루언서는 “대중들은 셀럽들이 각종 미디어에 노출이 되니 연예인처럼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셀럽들은 처음부터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시작하지 않는다. 그게 연예인들과 가장 다른 점인 것 같다. 온도 차이가 분명한 상황에서 셀럽들의 영향력이 갑자기 커지기 시작하니 이에 따른 부작용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시작할 때 의도와 방향성을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또 대응에 미숙했던 크리에이터나 이들을 관리하는 회사들도 노하우를 점점 쌓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