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먹튀 논란 속 MTS 공개 예정
"주가 오르면 ‘라이언’이 춤 춰"
"수익성 개선으로 신뢰 회복해야"
경영진의 ‘먹튀’ 논란으로 위기에 직면한 카카오페이가 자회사 카카오페이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를 예고했다. 카카오그룹이 이번 MTS 공개로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개인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달 초 MTS를 출시한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탑재하는 방식인 만큼 별도 앱 없이 국내·해외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가능한 MTS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종전까지 카카오페이증권에선 펀드 투자만 가능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일부 사전 예약자 대상으로 MTS 서비스를 공개했다. 사측은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사용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매매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이용자가 매수한 주식이 오르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인 ‘라이언’이 춤을 추고 반대로 주식이 내리면 머리를 만지며 고민하는 등 MZ세대의 취향도 겨냥했다. 또 주식 주문 내역이나 관련 알림은 카카오톡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였다. 정식 서비스 출시는 이달 말이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증권은 신용대출과 연금저축 시스템, 소수점 매매 등을 선보이기 위해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경영진의 주식 ‘먹튀’ 논란으로 사회적 비판을 받은 만큼 증권 관련 사업이 순항할 지도 관심사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와 차기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인 신원근 전략총괄부사장 등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은 지난해 12월 10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받은 주식을 매각해 878억원을 현금화 했다. 회사 상장 약 한 달여 만의 일이다. 이번 매각은 주요 경영진이 최단 시간에 가장 많은 규모의 주식을 매도한 전례 없는 사례로 꼽힌다. 여기에 카카오그룹 오너인 김범수 의장의 탈세 의혹이 맞물리면서 여론이 더욱 악화됐다.
지난달 20일 류영준 대표와 장기주 경영기획부사장, 이진 사업총괄부사장 등은 이른 시일 내에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마찬가지로 사퇴를 표명한 신원근 부사장 등 나머지 임원 5명은 회사에 잔류해 상황을 수습하고 추후 재신임을 받는다. 잔류 임원들은 매각했던 주식도 재매입할 예정이다. 신 부사장은 이번 스톡옵션 행사로 얻은 수익 전부를 자사주 매입에 활용하고 대표로 선임되는 경우에 임기 동안 매도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카카오페이는 내부자거래 방지 규정 등을 검토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도 카카오페이 경영진 다수가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을 무더기로 팔아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제도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증권사들은 카카오페이 증권과 보험 영역 확장에 대해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최근 급락한 주가가 반등하려면 수익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기존 간편결제 시장 성장과 더불어 카카오페이증권 MTS 출시, 디지털보험사 출범 등 탑라인 성장세가 이어지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수익성 개선을 통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주가 반등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