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작 '오징어게임' '지주학' 연달아 흥행
SNS 팔로워 4만명에서 700만명으로 훌쩍
4만명이었던 SNS 팔로워수가 700만까지, 약 170배로 치솟았다. 배우 이유미가 단 두 작품으로 얻어낸 결과다.
이유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에 출연하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선 지영으로 총 9회차 중 3회차, ‘지금 우리 학교는’에선 이나연으로 단 12회차 중 5회차에 등장하는 등 길지 않은 분량에도 그는 작품을 성공으로 이끄는 플레이어로서 활약했다.
3일(한국 시간) OTT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 Patrol)에 따르면 이유미가 출연한 ‘지금 우리 학교는’은 848점을 얻어 전 세계 넷플릭스 TV쇼 부문 1위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공개 이후 5일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가 매주 공개하는 누적 시청 시간에서는 1주차에 1억2470만 시간을 기록하면서 전작인 ‘오징어 게임’의 첫 주차 6300만 시간을 가볍게 뛰어 넘으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보통 작품의 캐릭터 자체가 인기를 끌면서 그 역할을 연기한 배우까지 덩달아 주목을 받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유미는 다르다. 이번 ‘지금 우리 학교는’은 물론이고 그가 지금까지 선보여온 역할들은 분노를 유발하는 빌런이거나, 상처를 지닌 사연 있는 인물 등 하나같이 어둡고 광기를 보이는 하드한 캐릭터였다. 작품 역시 과격하고 수위가 높은 영화나 드라마가 많았다.
‘지금 우리 학교는’에선 이기적이고 광기에 휩싸인 행동으로 일행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노유발 캐릭터 이나연으로, ‘오징어 게임’에서는 어두운 사연을 가진 지영으로, ‘드라마 스테이지-모두 그곳에 있다’에선 학교폭력 가해자 이규진으로, ‘365: 운명을 거스르는 1년’에선 전 남자친구를 스토킹하는 김세린으로, ‘인질’에선 조직에 납치·폭행을 당하는 반소연으로, ‘어른들은 몰라요’에선 가출청소년이자 미혼모 세진으로, ‘보이스2’에선 아동 성폭행 사건 피해자 황희주로 출연했다.
그가 맡은 역할들의 설명만 보면, 매번 비슷한 캐릭터에 국한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우긴 어렵다. 한 화보 촬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캐릭터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묻자 이유미는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 없다”라면서도 “‘나는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테니까, 어떤 배역으로 굳어지더라도 그걸 금방 바꿀 능력이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해 임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가 맡은 캐릭터들의 공통점은 분명하지만, 실제 작품들을 보면 이 각각의 캐릭터들을 하나의 테두리에 두긴 어렵다. 이유미의 탄탄한 연기력 덕분에 각 인물들만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다. 작품의 흥행을 떠나 확실히 이유미의 연기력은 매번 호평을 받아왔다.
이유미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데뷔했지만, 여느 아역들과 달리 단역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주연급으로 스텝을 밟아온 케이스다. 27살이었던 지난해 4월 개봉한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첫 타이틀롤을 담당했고 해당 작품으로 제30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 제8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신인배우상을 수상했다. 또 올해는 tvN에서 방영 예정인 ‘멘탈코치 제갈길’에서 데뷔 이래 첫 드라마 주연 차가을을 맡게 됐다.
이유미는 “연기할 때는 재미있지 않은 순간이 없다”는 말은 여러 인터뷰에서 입버릇처럼 내뱉어왔다. 그가 캐릭터에 접근하는 방식도 인상적이다. 어떤 한 사람을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캐릭터와 관련된 사실들을 취합하고, 그 캐릭터에게 궁금한 것들, 그리고 캐릭터가 가진 열망 혹은 결핍들까지도 들여다본다. 이런 그의 루틴이 어떤 역할이 주어져도 이유미만의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