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정숙의 옷값이 알고 싶다


입력 2022.02.17 06:00 수정 2022.02.19 09:31        데스크 (desk@dailian.co.kr)

국민들 다수는 영부인 의상과 ‘졸업여행’에 강한 의심과 반감

이멜다 급 사치라도 해서 정보 공개 거부 고집했었나?

공개 명령 법원 판결과 정권교체로 혈세 지출 내역 밝혀져야

다음 정부는 대통령 부인 담당 제2부속실과 특활비 대폭 삭감 마땅

호주를 국빈 방문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12월 15일 호주 시드니 킹스포드스미스 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백수십 명의 중년 여자들이 가로로 빽빽이, 세로 8줄로 들어차 있다.


청와대 특활비와 대통령 문재인 부인 김정숙의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뒤로 인터넷에 이런 합성 사진이 떠돌고 있다. 자세히 보면, 입은 옷이 고급이어서 그런지 자태가 다 곱고 양장, 한복, 특별 행사 의상으로 종류가 같은 게 하나도 없다.


132명이 132가지 옷을 입고 있는데, 각각 다른 여자들이 아니고 한 사람, 바로 김정숙이다. 영부인이 지난 5년간 입고 언론에 공개된 옷들을 모아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든, ‘역사적인 노작(勞作)’이다. 남편의 대통령 재임 5년 동안 최소한 그 수효의 옷을 국민 세금으로 사 입었다는 증거다.


문제의 사진에 이어진 이미지들에는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은 젊은 서양 아가씨 모델과 김정숙이 그 똑같은 옷을 입은 모습들도 보인다. 유명 브랜드의 바로 그 명품임을 확인시키는 패션쇼 사진이다. 한 벌에 수천만원씩 한다는 샤넬 류의 디자이너 드레스!


대통령 부인이든 재벌 회장 부인이든 자기 돈으로 초고가 옷을 입는다면야 누가 뭐라 하겠는가? ‘의전’(儀典,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이란 이유로 백성들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을 가지고 물 쓰듯 옷값에 써서 문제지. 옷을 그렇게 많이 샀다면 구두, 핸드백, 장신구도 옷 색깔이나 모양에 맞춰서 다량 구입했을 것이라고 봐야 한다.


세계 정상부인들 가운데 호화 방탕 치장으로 최정상에 오른 여자는 필리핀의 이멜다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직도 살아 있다. 올해 92세로 현역 하원의원이란다. 국민 혈세로 향락에 취해 살고 국내외에서 거센 지탄을 받았어도 이렇게 장수하고 여전히 권력을 쥐고 있다.


독자들의 기억에 생생하겠지만, 이멜다 부부가 하와이로 망명한 뒤 대통령궁 지하에서 발견된 그녀의 사치 의류, 액세서리 목록 일부를 다시 적어본다.


-최고급 브랜드 구두 3000켤레, 최고급 의상 수백 벌, 루이비통 핸드백 수십 개.

-최고가 파티용 장갑 68켤레, 각종 유명 브랜드 팬티 3500장.

-최고급 이브닝 가운 2000벌, 최고급 검은색 브래지어 500개.


이 세상의 어느 전 현직 정상 부인도 이 여자와의 게걸스러운 사치 경쟁에서 이길 수는 없다. 그러나 그 기준, 국민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이멜다가 쓴 국민 세금 100분의 1만이라도 개인적인 옷 입는 일 따위에 허비했다면 당연히 처벌 받아야만 한다.


ⓒ페이스북

미국의 아버지 부시 대통령 부인 바바라(2018년 93세로 작고)는 이멜다와 반대다. 그녀는 평생 가짜 진주 목걸이를 애용한 아줌마로 유명하다. 남편 취임식에는 29달러짜리 구두를 신었다.


미국 백악관 주인 부부는, 문재인이 취임하면 자기 돈으로 쓰겠다고 공언했다가 이번 법원 판결 전까지 그 지출 내역 공개를 거부한 치약과 옷값은 물론 모든 생활비를 대통령 샐러리로 쓴다. 이건 헌법처럼 엄격하게 지켜지며 국민 정서 상 너무나 당연한 원칙이다. 월급은 왜 받나? 자기 가족 사사로이 먹고 사는 데 쓰라는 돈이지.


다음 정부를 이끌 사람의 부인이 결정될 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국민들은 김정숙이 이멜다보다는 바바라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했고 그러기를 바랐었다. 그녀는 운동권 진보좌파 남편의 아내니까…….


하지만 옷 때깔들과 퇴임 전 그 옷들을 입어볼 기회를 갖고 싶기라도 한 듯 ‘졸업여행’에 집착하는 걸 보면서 그 방향이 바바라에서 이멜다 쪽으로 틀어졌다.


그녀는 심지어 3년여 전 대통령 전용기(공군 2호기)를 혼자 타고 인도로 ‘퍼스트레이디 외교’ 여행도 했다. 전용기가 한 번 뜨려면 얼마의 혈세가 들어가야 하는가? 미국은 전용기에 공무 외 대통령 가족이 탈 경우 1등석 해당 비행기 삯을 내도록 한다.


그래서 서울 행정법원의 지난주 판결이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부장판사 정상규는 납세자연맹이 대통령 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 1심 판결에서 청와대 비서실이 2018년 7월 정보 비공개를 결정한 처분을 취소했다. 그리고 특활비 지출결의서와 운영지침(집행지침),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의전 비용 관련 예산 편성 금액과 일자별 지출 내용 등을 납세자연맹에 공개하도록 했다. 소송비용은 비서실이 부담하도록 했다.


“특활비 관련 정보가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 개인정보를 제외한 부분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하거나 입찰 계약 등 공정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국민들은 집권당 대통령 후보 부인 김혜경이 소고기를 경기 도민에게 쓰여야 할 예산으로 먹은 데 분개하고 치를 떤다. 김정숙이 고가의 명품 옷을 해마다 30벌 정도씩(국가 행사 의전용이라는 의상을 포함해서) 혈세로 입었다면, 이것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월급이 공식적으로만 올해 2005만4000원이다.


이 돈 받아서 부인 옷값에는 안 쓰고 뭘 했는지 국민들 다수는 강한 의심과 반감으로 궁금해 하고 있다. 퇴임 후에라도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그것은 문재인의 ‘적폐 수사 격노’에 하나의 답을 주게 될 매우 중요한 정보 공개다.


다음 정부에선 청와대 제2부속실이 폐지되고 ‘여사님’ 옷값에 들이는 의전 비용도 대폭 삭감되어야만 한다는 게 국민적 요구다. 곧 그렇게 될 것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yng7245@naver.com)

'정기수 칼럼'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2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