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코미디언 출신 아마추어 대통령이 감당못할 위기 자초" 비난…박범계도 기사 공유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 "이재명 어떤 생각으로 무정한 발언했는지 모르겠다"
진중권 "당신도 인간이냐…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보는 장면"
이재명 "표현력 부족했다…우크라이나 대통령 폄하 아닌 윤석열 지적한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여권 인사들이 러시아 침공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짧은 정치 경력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연일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끌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정치경험 부족을 공격하려다 국제적 비판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재명 후보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오후 TV토론에서 "6개월 초보 정치인(젤렌스키)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기구)가 (우크라이나를) 가입해주지 않으려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결국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을 코미디언 출신인 젤렌스키의 배경과 정치적 무능에서 찾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지도력이 부족한 코미디언 출신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나토 가입을 공언해 감당하지 못할 위기를 자초했다"며 "외교 경험이 없는 코미디언 출신 아마추어 대통령이 미숙한 리더십으로 러시아를 자극했다"고 주장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젤렌스키 대통령을 '러 침공 예측 못하고 위기 키운 아마추어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기사를 SNS에 공유했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요즘 유세를 다니면서 꼭 마이크를 잡고 하는 말이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좀 보십시오"라며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잠깐 인기를 얻어서 갑자기 대통령이 된 코미디 배우 출신이다. 그때 인기가 있어서 대통령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이 후보와 여권 인사들이 오히려 침공당한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는 트위터에 "젤렌스키는 수도 키예프에 남아 러시아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키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는데 한국의 좌파 대통령 후보는 우크라이나가 침공당한 것과 관련 젤렌스키를 비난했다"며 "나는 이재명이 어떤 생각으로 이런 무정한 발언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당신도 인간이냐"며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돼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하는 모습, 사랑하는 연인을 전쟁터로 보내며 마지막 포옹을 하는 소녀들의 모습. 전 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보는 장면"이라고 이 후보를 강하게 질타했다.
이 후보 발언은 해외 유명 커뮤니티 '레딧'에도 확산되면서 전 세계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한 해외 네티즌은 "히틀러가 침략한 것이 폴란드의 잘못인 것처럼, 일본이 침략한 것이 한국의 잘못인 것처럼"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 발언은 북한이 남한을 합병할 때 기억될 것"이라며 북한의 한국 침공에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후보는 26일 페이스북에 "TV토론 전문을 보셨다면 제가 해당 발언 직후 러시아 침공을 분명하게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며 "그러나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