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선거 동시간대 최고 투표율 속
권역별 투표율 살펴보면 명암 갈려
'보수 텃밭' 전체적으로 투표율 저조
尹 '솔선수범'도 음모론 못 뛰어넘나
3·9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역대 선거 중 동시간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고공 비행을 하고 있지만, 권역별로 명암이 뚜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는 사전투표율이 저조한 반면,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북은 사전투표율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공식선거운동기간 중 지지층을 향해 사전투표 독려를 계속했고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각각 부산과 광주에서 사전투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보수 지지층 사이에 폭넓게 번져있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높은 벽을 뛰어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 현재 전국의 사전투표율은 12.3%로 집계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됐던 지난 2017년 대선 때의 동시간 투표율 8.3%는 물론, 2020년 총선 때의 동시간 투표율 8.5%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이처럼 사전투표율이 고공 비행을 하고 있지만, 전국 17개 권역별로 살펴보면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다.
권역별 사전투표율을 보면 전라남도가 20.6%로 가장 높고 전라북도가 18.3%, 광주광역시가 16.8%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전국 17개 권역 중에 민주당 텃밭인 호남의 3개 권역이 사전투표율 선두를 다투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광역시는 10.6%에 그쳤다. 경기도(10.5%)에 이어 17개 권역 중 밑에서 두 번째다. 그외에 울산광역시(10.9%), 부산광역시(11.4%), 경상남도(12.0%) 등 국민의힘 강세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도는 등 저조한 상황이다.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사전투표는 부정선거'라는 음모론이 광범위하게 번져있는 탓에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심해지면 오는 9일 본투표 때 투표를 하지 못하는 유권자가 다수 발생할 수 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달 28일 강원도 동해 유세에서 "그는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선거날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만 명 나온다고 발표해서 여러분의 당일날 투표를 못하게 막을 수 있다"며 "당일 투표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도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그간 선거운동을 하면서 사전투표를 꾸준히 독려해왔다. 나아가 윤석열 후보 본인이 이날 지방 유세에 앞서 부산 남구청에서, 이준석 대표는 광주광역시에 소재한 전남대 투표소에서 관외사전투표를 했다. 대선후보와 당대표가 직접 나서서 사전투표를 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지지층 사이에서의 불신감을 해소하려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지표로 나타나고 있는 권역별 사전투표율을 보면, 국민의힘이 보수 지지층 사이에 폭넓게 번져있는 '음모론'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윤석열 후보는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도 지지층을 향해 적극적인 사전투표를 거듭 호소했다.
윤 후보는 부산 구포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국민의힘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을 때부터 부정선거 의혹을 가진 분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가 철저하게 감시할 것"이라며 "사전투표 이틀, 당일투표 하루, 이 사흘간 투표를 해줘야 부패 세력을 퇴출하고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