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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코로나 사망자 200~300명 발생할 수도"


입력 2022.03.04 14:47 수정 2022.03.04 14:47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4일 신규확진 26만6853명·사망자 186명으로 역대 최다

오미크론 치명률 낮지만 확진자 증가로 사망자 비례

전문가 "사망자 수 정점, 3월 마지막주나 4월 첫주 예상"

"중증병상, 지금 충분해보이지만 중환자 정점 도달시 부족"

코로나19 확진자가 26만6853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4일 오전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확진자가 26만6853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사망자가 186명이나 발생했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많아지면서 사망에도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20만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대유행 상황에서 당분간은 사망자가 200∼300명씩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위중증 환자 관리를 강화하고 코로나19 경구용(먹는)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처방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26만6853명으로 역대 최다였고, 확진 판정 후 치료 중 숨지거나 사후에 확진된 사망자는 전날 하루 186명으로 역시 최다였다. 종전 최다치는 전날 발표된 128명이었는데 이틀 연속 최다를 기록했다.


26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간 발표된 사망자 수는 일별로 112명→49명→114명→112명→96명→128명→186명으로 급증세다. 지난 1주간(2.26∼3.4) 사망자는 총 797명이다. 일평균 114명이 코로나19로 숨진 것이다. 지난주 사망자는 직전주(2.19∼25)의 500명과 비교하면 1.6배 많고, 2주 전(2.12∼18)의 271명과 비교하면 2.9배에 달한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지난 한달간 확진자가 급증했기 때문에 사망자도 당분간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지난 1월 26일 신규 확진자는 처음으로 1만명을 넘었고 지난달 2일 2만명, 같은달 10일 5만명, 18일 10만명, 23일 17만명을 넘었다. 이달 들어 2일에는 21만명을 넘은 데 이어 이날 처음으로 26만6853명을 기록해 26만명대에 진입했다.


방역당국은 다수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오는 9일 대통령선거일에 신규 확진자 수가 23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보다 5일 먼저 예상치를 넘어선 것이다. 보통 확진자가 급증하면 2∼3주 후에 위중증·사망자가 연쇄적으로 급증한다.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기존 델타 변이의 4분의 1 정도로 평가되지만, 확진자가 많아지면 사망자도 비례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달 13일까지만 해도 하루 200명대였으나 보름 뒤인 지난달 28일에는 700명대로 진입했고, 이날 0시 기준으로는 797명이다. 위중증 환자가 늘면서 중환자 병상도 빠르게 차고 있다. 지난달 1일 오후 5시 기준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6.9%였으나, 전날 같은 시간에는 50.5%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진자가 26만6853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한 4일 오전 서울역 임시선별검사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망자가 계속 늘 것이라면서, 피해 최소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사망자 규모에 대해 "산술평균적으로 보면 200∼300명은 항상 나올 수 있는 수치"라며 "신규 확진자가 20만 명씩 나온다고 했을 때 60세 이상 고위험군이 약 3만 명이고 모두가 백신 접종자라고 가정해도 치명률이 0.5%이니까 이 연령층에서만 기본적으로 150명"이라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확진자 수와 미접종자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사망자가 400∼500명도 나올 수 있다"며 "중환자 수 정점은 3월 셋째 주, 사망자 정점은 거기서 1∼2주 있다가 3월 마지막주나 4월 첫 주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사망자 수는 3월 말이 되어야 정점이 될 것"이라며 "(지금 수준보다) 2∼3배는 더 증가한다"고 내다봤다. 최 교수는 "현 상황에서는 피해 최소화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현재 재택치료도 잘 안 되고 소아 확진자 입원도 어렵고, 현장에선 총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최대 2500명 수준으로 나올 수 있다면서 중환자 병상을 2744개까지 늘려둔 상태지만, 의료 현장에선 여유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델타 변이 유행 당시 중환자 병상 부족이 우려되자 대한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 환자 중 쇼크, 의식 저하가 있거나 급성호흡부전으로 기계환기가 필요한 경우, 중환자 전문의가 입실을 판단한 경우 등은 우선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시켜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엄 교수는 "인력 확충이 안 됐는데 병상이 늘었다고 해서 중환자 치료 역량이 늘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중증병상이 지금은 충분해 보이지만 중환자가 정점에 도달한 순간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병상 순환이나 이송에 있어서 각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정 교수는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사회적 취약계층과 의료취약계층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1인가구, 기초생활수급자와 임산부, 신생아, 투석환자 등이 적절한 치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50세 미만이더라도 당뇨병, 비만 등이 있는 경우 경구용치료제(팍스로비드)의 투약을 늘려야 한다"고도 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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