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위신 크게 손상…신속하게 원인 분석해 문제점 시정해야"
정교모 "업무처리 미숙으로 둘러대선 안돼…확실한 책임 져야"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사전투표 '부실 관리' 논란이 대두된 가운데, 법조계와 학계도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6일 성명을 내 "직접투표와 비밀투표라는 민주주의 선거의 근본 원칙을 무시한 이번 사태가 주권자의 참정권을 크게 훼손하고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변협은 이어 "국민의 주권 의지가 담겨 있는 기표 후 투표용지를 종이박스나 쇼핑백, 바구니에 담는 등 허술하게 보관하고 선고보조원들이 유권자가 직접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못하게 막고 자신들이 대신 받아 처리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국민의 비밀·직접 투표에서 시작한다"며 "이런 방식의 선거사무 진행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관한 선거관리위원회와 일부 우리 사회의 인식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조악하고 구태한 선거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변협은 또 "국민들의 주권 행사는 한치의 어긋남도 없어야 하며, 단 한 점의 오해 소지도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선관위와 당국은 부실한 선거관리로 본 투표도 하기 전에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으며 정부의 위신도 크게 손상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특별대책 매뉴얼이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제멋대로 투표용지를 취급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상황과 그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여 이를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고, 신속하게 문제점을 시정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정교모}도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사전투표용지 관리에 대한 공직선거법상의 관리 수단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놓고, 관리부실로 변명하는 선관위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교모는 "투표하러 간 선거인의 손에 새로운 투표용지와 함께 이미 집권당 후보에게 기표가 된 투표지가 함께 들려 있는 사진은 우리의 눈을 의심케 한다"며 "선관위는 코로나 확진자 선거와 관련한 업무처리 미숙이라고 둘러대서는 안 된다"고 질타했다.
정교모는 이어 "중앙선관위는 사전투표관리관의 도장 대신 한글 이름이 들어간 멋대로의 도장을 만들고, 심지어 이것을 찍지 않고 이미지로 투표용지에 출력하도록 했다"며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투표용지를 대량으로 찍어내도 유효한 투표용지로 인정되는 길을 터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관위는 상위법에 명시한 대로 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멋대로 하위 규칙을 고쳐서 투표관리 기능을 사실상 없애 버렸다"며 "그 결과가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의 의혹이다. 중앙선관위는 이에 대한 확실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