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마침표 찍는 20대 대통령 선거
누가 되든 1000조원 빚더미 재정
나라 살림 책임질 기재부 장관
능력·뚝심 갖춘 인물 임명 기대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고 불리면서도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두 후보는 결과를 한 치 앞도 예측하기 힘들 만큼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무척 궁금하다. 더불어 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누가 될지도 관심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다음 기재부 장관은 그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회예산정책처 홈페이지를 둘러보면 국가채무시계라는 게 있다. 우리나라 채무 현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지난 2013년 9월부터 국회예산정책처가 보여주고 있는 지표다.
국가채무시계는 한 해 동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국가 채무액을 1년에 해당하는 3153만6000초로 나눠 1초마다 금액이 증가하는 형태로 작동한다. 지난 7일 낮 12시 기준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961조9462억7285만8129원이다. 1인당 국가채무는 1861만7216원이다. 채무액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채무는 연평균 10%씩 늘었다.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채무는 지난해 965조원으로 급증했다. 차기 정부가 정권을 넘겨받는 올해는 100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재정적자를 그대로 두면 차기 정부 5년 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약 20%p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할 만큼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번 정부에서 국채가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는 간단하다. 돈을 그만큼 많이 썼다. 돈을 많이 쓴 이유도 명확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 상황에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어쨌거나 확장 재정 정책으로 과거보다 나라 살림이 나빠진 것만은 분명하다는 사실이다.
늘어난 나랏빚은 결국 차기 정부 몫으로 남게 됐다. 게다가 코로나19 상황은 날로 악화하고 있어 재정 지출 요인은 여전하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2, 3차 추경까지 예고한 상태다.
현재 당선이 유력해 보이는 두 후보의 선거운동 과정을 보면 모두 재정 건전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한 후보는 예전부터 포퓰리즘 대명사로 불린 인물이다. 다른 후보는 정치·행정 경험이 전무하다. 한 사람은 돈 쓰기를 좋아하고, 한 사람은 돈을 써 본 경험이 없다. 이 때문에 누가 당선되건 재정 당국 수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장수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현 곳간 지기는 늘 청와대와 정치권 압박에 밀려 ‘홍백기’란 별명을 얻었다. 하는 일마다 용두사미로 끝난다고 ‘홍두사미’라 불리기도 한다. 표현이 다소 과장된 부분도 있으나 기대에 못 미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기 곳간 지기는 모두가 예스를 말할 때 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신념을 배짱 있게 버틸 뚝심도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신념과 배짱, 뚝심 모두 철저한 전문성, 나라 살림에 대한 뛰어난 이해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내일이면 역대급 비호감 선거도,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경쟁도 마침표를 찍는다. 20대 대통령에게 미리 당부한다. 누가 되든 자신의 지시에 맞춰 춤춰줄 꼭두각시에게 나라 곳간 열쇠를 맡기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