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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백신 용량 적어 맞아도 큰 효과 없다던데…굳이 접종해야 하나요?"


입력 2022.03.10 05:27 수정 2022.03.09 13:38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오는 14일 5~11세 백신접종 일정 안내 예정…성인 용량 3분의 1

학부모 "두통·부정출혈 등 내가 겪은 부작용 그대로 겪을까 걱정"

전문가 "고위험군 접종 필수적, 위중증 예방엔 효과적…항체 형성 등 고려해 접종해야"

"아이들 오미클론 감염시 증상 거의 없어…의무 아닌 학부모의 의향이 더 중요하게 반영될 것"

전국 초중고가 개학한 지난 2일 오전 서울 태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체온을 확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달 23일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가 품목 허가를 내린 5~11세 대상 화이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접종 계획이 오는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학부모들의 부정적 의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접종이 필수적이지만 어린이용 백신은 용량이 적어 감염 예방 효과가 작을 수 있다며, 결국 학부모들의 의향과 판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식약처는 지난 2월 23일 한국화이자제약이 수입 품목으로 허가 신청한 5~11세용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 0.1㎎/㎖'(5~11세용)를 품목 허가했다. 이에 따라 5~11세 어린이에게 3주 간격으로 2회 기본 접종을 할 수 있고 면역 저하의 경우 2차 접종 후 4주 후에 3차 접종할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5∼11세용 백신에 대한 공급 일정을 확정해 접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14일 정도에 세부 접종계획을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11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부정적 의견이 지배적이다.


6세 자녀를 둔 박모(43)씨는 "내가 백신 접종 이후 두통으로 한 달 넘게 고생했고 오랫동안 하혈을 했다. 한 달에 세 번 생리를 한 꼴"이라며 "친정 엄마는 백신 접종으로 응급실에 갔는데 숨을 못 쉬었다. 이런 걸 보면 백신 부작용도 가족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나와 체질이 비슷해서 부작용이 있을까봐 아이에게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며 "접종하지 않으면 어린이집 등교를 막을까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7세 유치원생의 학부모 이모(45)씨도 "방역패스가 폐지되고 병원 등에서 미접종자 입장을 거부한다는 논란이 있었다"며 "법적으로 폐지됐더라도 기관이나 업장에서 미접종자를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돼 걱정된다"고 말했다. 5세 여자아이를 키우는 40대 김모씨는 "여자들은 대부분 부정 출혈을 겪는다"며 "여자아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고 나서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르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30대 학부모 A씨는 "아이들의 경우 용량이 적어 맞아도 효과가 크지 않다는데 굳이 맞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만약 백신 부작용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인과성 인정이라도 해야 하는데,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이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여겨져 솔직히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론 접종을 반기는 학부모도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40대 학부모 윤모씨는 "영유아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아이들도 접종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역패스도 폐지된 마당에 더 이상 강요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위중증을 예방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통로를 열어준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18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한 학생이 코로나19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은 접종이 필수적이지만, 그 외의 아이들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자율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임상 연구 결과를 보면, 성인 접종양의 3분의 1 용량을 접종했을 때 감염 예방 효과는 크지 않고 위중증 예방에만 효과적으로 보인다"며 "델타와 달리 오미크론은 어린이들이 감염됐을 경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학부모 입장에서 볼 때 접종 필요성이 없어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물론 면역저하자나 기저질환자, 항암치료를 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면서도 "질환이 없는 아이들은 이미 오미크론이 유행하는 상황 속에서 지금 맞아도 면역 효과가 발휘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자율적인 접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접종 과정에서 의무가 아닌 학부모의 의향이 더 중요하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단 접종 시기가 늦은 측면이 있지만 고위험군 아이들은 접종 이득이 어느 정도 명백한 상황"이라며 "감염이 한 번도 안 됐던 아이들에게는 접종을 권고할 수는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용량이 적어서 항체 형성이 어느 정도 될 지는 의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접종시 충분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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