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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마통 금리 5% 육박…역복리 함정 '적신호'


입력 2022.03.18 06:00 수정 2022.03.17 10:56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평균 이자율 4.67%…1년 새 1%P↑

신용대출보다 금리 낮지만 부담 왜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이자율이 5%에 육박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평균 이자율이 1년 새 1%p 오르면서 5%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마이너스 통장의 이자율도 빠르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마이너스통장의 성격을 모른 채 낮은 금리만 보고 빚을 내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9개 은행이 취급한 신용한도대출 평균 금리는 올해 1월 기준 4.67%로 전년 동월 대비 1.00%p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신용한도대출은 약정 기간 동안 일정 금액 내에서 수시로 대출과 상환이 가능하도록 한 신용대출의 일종으로, 흔히 마이너스 통장이라 불린다.


은행별로 보면 우선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통장 이자율이 6.12%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전북은행(5.40%)과 케이뱅크(5.40%), SC제일은행(5.36%), 광주은행(5.19%)의 해당 금리가 5%대로 높은 편이었다.


이처럼 마이너스통장 이자가 비싸진 배경에는 금리 인상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과 11월에 각각 0.25%p씩 인상되면서 1%대를 회복했다. 이어 올해 1월에도 추가 인상이 단행되며 현재 기준금리는 1.25%까지 올라섰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올해도 두 차례 가량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이자율이 통상적인 신용대출보다 낮게 유지되고 있는 상황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마이너스통장은 한도 내에서 수시로 입출금하는 형태로 자금운용이 가능한 만큼, 일반 신용대출보다 이자율이 높을 것이란 일반론과 어긋나는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은행권이 취급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23%로 마이너스통장보다 0.56%p 높았다.


은행별 마이너스통장 대출 평균 금리.ⓒ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자부담 가중…'이자에 또 이자' 주의


문제는 마이너스통장을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겉으로 보이는 금리에 비해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너스통장은 원금을 기준으로 일정한 금리가 적용되는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대출 기간 동안 이자에 다시 이자를 매기는 이른바 역복리 상품이다. 즉, 한도 상한까지 대출을 끌어 쓴 와중 상환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제 이자는 명목상의 금리보다 상당히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마이너스통장에서 연 금리 5%로 2000만원을 썼다고 가정했을 때 첫 달 이자는 8만3333원이다. 그런데 그 다음 달에는 2000만원이 아닌 전달의 이자를 더한 2008만3333원에 대해 금리가 매겨진다. 이에 따른 두 달째 이자는 8만3681원이 된다. 이렇게 3년이 지나면 월 이자는 9만6388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1개월 차 대비 15.7%(1만3055원)나 늘어난 액수다.


신용에 미치는 악영향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측면도 마이너스통장 시 주의해야 할 단점이다. 마이너스통장은 만들어두기만 하고 사용하지 않아도 한도가 모두 대출로 잡힌다. 이로 인해 고객으로서는 융통한 돈에 비해 신용점수가 더 깎일 수 있다. 이는 향후 주택담보대출 등 꼭 필요한 대출을 받아야 할 때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일반 신용대출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표면적으로는 보다 저렴한 대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역복리 상품의 특성으로 인해 상환이 미뤄질 경우 이자 부담이 중첩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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