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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성 "유동규는 실세…지휘부서 엄청난 권한 줬다고 생각"


입력 2022.04.01 11:57 수정 2022.04.01 21:34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황무성 前성남도개공 사장…대장동 재판 증인 출석

"유동규 지시 불이행에 왜 조치 안 했느냐"고 묻자…"유동규 뜻이라고 생각 안 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여러 차례여서 상부 지시 있다고 생각해"

출석 전 기자들에게 "검찰이 이재명 조사하지도 않고 불기소 결정한 것, 만족스럽지 못하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로비 특혜 의혹 사건 1심 18차 공판에 증인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사장이 대장동 의혹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공사 내 '실세'라고 들었다"며 "그 배경에는 당시 성남시장과 성남시 정책실장의 지휘가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유 전 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5명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이 "하급자 유 전 본부장이 (사장) 지시를 안 들었는데, 왜 조치를 안 했느냐"고 묻자, 황 전 사장은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어차피 그런 것이 유 전 본부장 본인 뜻이라는 생각이 안든다. 엄청난 권한을 지휘부에서, 시청 쪽에서 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구체적으로 질문하자, 황 전 사장은 "성남시장이 됐든, 정책실장이 됐든"이라고 답했다. 다만 황 전 사장은 그렇게 생각한 배경에 대해 "확인을 못 했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여러 차례여서 상부의 지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황 전 사장은 자신이 사장임에도 인사 문제나 각종 의사결정을 유 전 본부장이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 전 본부장이 사장주재회의에 불참했다고 강조했다. 황 전 사장은 "바쁘다고 하고, 선임 본부장인데 사장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데 한번도 참석한 적이 없다"며 "저 퇴임할 때 그때만 딱 사진이 있다. 제가 그래서 오늘 앨범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황 전 사장과 유 전 본부장이 성남도개공에 재직할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고, 성남시청 정책실장은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실장이었다. 이들은 2015년 2월쯤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과정에 연루된 혐의로 고발됐다가 최근 검찰에서 무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고(故)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본부장이 황 전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것에 대해 시장 및 정책실장이 공모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황 전 사장은 법정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이 전 후보를 조사하지도 않고 불기소 결정한 것을 두고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밝혔다.


한편 황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직서를 내기 전에 봤던 문서에는 초과이익 환수 관련 내용이 있었는데 사퇴 후 변경된 공모지침서에는 빠졌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지침서에 '사업이익 1822억원 고정'으로 된 서류가 바꿔치기된 것 아니냐는 취지다. 그러나 검찰은 이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고 결론을 냈다.


검찰은 이날 황 전 사장을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유 전 본부장 등의 비위 의혹을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민 기자 (su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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