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벌어진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의 모습이 일부 포착된 폐쇄회로(CC)TV가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경찰의 부실 대응이 드러난 가운데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현직 경찰들의 발언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cctv 블라인드 경찰현직 여론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남겨진 댓글이 캡처돼 올라왔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의 부실 대응과 관련해 현직경찰과 다른 회원들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갑론을박을 벌인 것.
일부 현직 경찰들은 "이 나라와 국민이 경찰을 이렇게 만들었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경찰 5년 일했는데도 한 달 300 겨우 실수령인데, 이걸로 밤새고 목숨 걸고 일하라고?"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다른 회원이 "누가 경찰하라고 등 떠밀었나, 세금 받으면서 밥값은 하자"라고 지적하자 경찰은 "그러니까 밥값만 한다. 사명감 없이 받은 만큼만 한다"며 받아쳤다.
또한 이 경찰은 "세금 좀 낸다고 고용주라도 되는 것처럼 끝까지 갑질하려고 한다. 경찰 무시하다 잘못 걸려봐야 정신차리려나 싶다"면서 "그렇게 비하하고 멸시해봐. 중요한 순간에 보호 못 받는 건 너네다"라며 격분했다.
또 다른 경찰은 인천 흉기난동 사건을 두고 "저 행동을 쉴드 치는 직원은 어디에도 없다"면서도 "일하다 보면 알게 되는데 우리나라 시민의식은 높은 편이 절대 아니다. 직원 2명의 잘못된 대처를 13만명 조직의 기본값으로 조리돌림 하시는 선생님들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해당 댓글을 본 누리꾼들은 "급여 모르고 지원한 거 아니잖아요" "누가 하라고 강요했나" "불만 많으면 때려 쳐라" "소명의식 없는 공무원들은 해임이 답" "왠 국민의식 탓" "현장 이탈한 경찰 비난했다고 이렇게까지 말할 일인가"라며 댓글을 작성한 현직 경찰을 비판했다.
일부는 "솔직히 저 경찰 마음 이해는 간다" "경찰도 사람인데 두려울 수 있지 않을까요"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 적은 건 사실인 듯 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4일 공개된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경찰이 사건 현장인 빌라 밖으로 나가는 모습, 테이저 건과 삼단봉을 갖고도 현장 진입을 망설이는 모습 등이 담겼다.
피해자 측은 "경찰관들의 안일한 대응 때문에 피해가 더욱 커졌다"며 특히 경찰관들이 빌라에 재진입한 뒤에도 곧장 범행 장소인 3층으로 올라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측은 "건물의 2층과 3층 사이에는 CCTV가 따로 존재하지 않아, 순경이 차고 있던 바디캠 영상이 유일한 증거가 되는데 순경이 이 영상을 삭제했다고 한다"며 "중간에 비어 있는 시간에 다른 공간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밝혀질까봐 두려웠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대해 경찰 측은 "해당 기기는 저장공간이 가득 차면 더 이상 녹화가 되지 않는 제품"이라며 "사건 발생 전인 11월 3일쯤부터 이미 용량이 가득 차서 촬영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삭제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