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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잔혹성 지우고, 유쾌함 더하고…EBS가 선보이는 ‘좀비물’의 매력


입력 2022.04.13 08:21 수정 2022.04.13 08:2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애니메이션 ‘좀비딸’이 좀비물도 즐겁고 유쾌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펭수로 2030 세대의 호응을 끌어냈던 EBS가 이번에는 15세 이상 관람가 좀비물에 도전하며 시청층을 넓히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잔혹성은 낮추고, 착한 메시지는 강조하면서 교육 방송의 색깔도 놓치지 않고 있다.


EBS 애니메이션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하 좀비딸)이 지난 3일부터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어느 날 좀비가 되어버린 딸을 세상으로부터 지켜내려는 아버지의 고군분투기를 그린 이 애니메이션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EBS

지난 2016년 영화 ‘부산행’이 흥행하고, 이후 ‘킹덤’ 시리즈와 ‘지금 우리 학교는’이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좀비물 열풍이 시작됐고, EBS 또한 이 흐름에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게 된 것이다.


다만 좀비물의 장르적 특성이 EBS에서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기도 했다. 대다수의 좀비물들이 기괴한 좀비들과 이에 맞서는 처절한 사투를 중심으로 삼는 만큼 다소 잔혹한 비주얼과 전개가 수반되곤 했었고, EBS가 이 위험성을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좀비딸’은 원작의 유쾌한 면모와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메시지를 부각하는 방식으로 이 위험성에서 영리하게 벗어났다. 물론 어린이 시청자들을 겨냥했던 기존의 애니메이션들과 달리, 15세 이상 관람가로 시청자들을 만나게 되면서 의외로 실감 나는 좀비 비주얼이 구현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는 모습이 클로즈업으로 포착하기도 하고, 이들이 주변인들을 갑자기 공격하면서 몰입을 위한 적절한 공포감이 조성되기도 했던 것.


그러나 심각한 분위기는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아버지를 물려는 수아를 단번에 제압하는 할머니의 존재와 고양이 ‘애용이’의 활약이 분위기를 적절하게 환기한다. 수아를 길들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딸을 놓지 않으려고 애쓰는 아버지의 부성도 애틋하게 담기면서 따듯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수아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으면서, 그를 숨겨야만 하는 가족들 분투를 통해 장르적 재미를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적절한 유머와 감동을 가미해 EBS의 색깔을 유지하는 셈이다.


EBS는 그동안에도 거침없는 입담으로 2030 세대의 열광을 이끈 펭수 활약 이후 젊은 시청층을 겨냥하는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왔었다.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등장한 노래 ‘똥 밟았네’가 화제를 모으자 ‘댄스 챌린지’라는 이벤트를 통해 이를 확산시키는가 하면, 지난 2002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요리 프로그램 ‘최고의 요리비결’ 아이돌 버전인 ‘최요비 공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딩동댕 유치원’의 어른 버전 ‘딩동댕 대학교’를 유튜브 콘텐츠로 선보이면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 방송에서는 전문가들의 연애, 성 상담부터 축의금, 취업 고민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며 2030 시청자들을 아우르고 있다.


초반 포문은 성공적으로 연 ‘좀비딸’이 새로운 시청층의 관심을 유도하며 긍정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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