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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크림 싸움에 등터진 온라인 플랫폼 [이나영의 스펙트럼]


입력 2022.04.15 07:01 수정 2022.04.15 05:15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무신사 에센셜 티셔츠 가품 판정으로 업계 전반 신뢰도 추락 불가피

중소형 판매업체 피해도…“검수 시스템 강화 등 내실 다지기 집중”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에 있는 무신사 스튜디오 성수점에서 진행된 업무협약식에서 (왼쪽부터) 이재환 무신사 법무실장, 류원택 TIPA 전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무신사

무신사와 네이버 크림 간의 가품 논쟁이 결국 크림 측의 승리로 끝이 났지만 온라인 플랫폼 업계 전반의 신뢰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무신사와 크림 간의 가품 논란은 지난 1월 한 소비자가 무신사 부티크에서 구매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3D 실리콘 아플리케 박시 티셔츠’를 크림에 되팔면서 불거졌다.


크림은 무신사에서 판매된 피어오브갓 상품이 가품이라고 했다. 이에 무신사는 법적 대응 등을 예고하며 서로 공방전을 벌여왔다.


하지만 크림이 제조사인 피어오브갓에 문의한 결과 가품으로 판정됐다고 하자 무신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판매 금액의 200% 보상한다며 백기를 들었다.


공식 유통처에서 신규 발매한 상품조차 정품 판정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동일한 논란이 재차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따른 조치다.


이후 무신사는 재발 방지와 개선을 외쳤다.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협업해 정품 감정 체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강화해 신뢰할 수 있는 제품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무신사와 크림 만의 문제가 아닌 온라인 플랫폼 전체의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자의 신뢰도가 곧 기업의 경쟁력인데 이번 일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내가 산 제품도 가품일지 모른다는 의심과 불안감을 떨쳐내기 쉽지 않다.


주위에만 봐도 “공식 유통사에서 구매한 제품도 가품 판정을 받는 판국이라니 믿을 만한 곳이 없다”, “무조건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야겠다” 등의 반응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시선을 우려한 듯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도 각자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머스트잇은 상시 모니터링, 비정기적인 판매자 모니터링, 24시간 위험 상품 모니터링에 주력하고 있고, 트렌비는 직접 소싱해 판매하는 방식을 강조하며 전문 명품 감정사를 양성하는 과정인 명품 감정 아카데미를 통해 올해 100명의 감정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발란의 경우 문서위조를 비롯해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을 보유한 기업·명품감정기업 제휴,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다 가품 논란이 된 티셔츠를 판매 중인 다른 판매처들도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 격으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피어오브갓 본사에서 논란이 됐던 해당 티셔츠 판매를 모두 중단하기로 한 것.


피어오브갓 본사에서 티셔츠 판매를 모두 중단하라는 요청이 들어와 정품임에도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비용 부담만 커지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대형 쇼핑몰의 싸움으로 그간 정직하게 판매해온 중소형 판매처들만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는 꼴이다.


온라인 플랫폼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2022년 2월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15조431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1조7921억원으로 전년보다 20.4% 늘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은 76.4%로 전년 동월에 비해 4.3%포인트 상승하며 모바일 포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3년 이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신뢰에 있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거래액 등 외형 성장에만 치우치지 않고 몸집에 걸맞는 내실 다지기를 통해 고객 신뢰부터 쌓아나가야 할 때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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