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중 2명은 공개수배 이후 함께 여행 간 남녀…나머지는 신용카드 명의자·오피스텔 월세 계약자
검찰, '은신처'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 CCTV 등 자료제출 요구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4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조력 의심자가 최소 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전날 구속한 이씨·조씨의 지인 등 4명을 조력 의심자로 보고 수사선상에 올렸다.
이들 중 2명은 검찰의 공개수배 이후인 이달 초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도 외곽에 있는 한 숙박업소에 함께 간 남녀다. 이들 중 여성은 이씨의 친구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해당 숙박업소에서 이씨가 결제한 신용카드의 명의자와 은신처로 사용된 오피스텔의 월세 계약자다.
검찰은 이들에게 범인은닉이나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조사 후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공개수배되기 전 신용카드를 빌려줬거나 월세 계약을 대신해줬다면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줄 몰랐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숙박업소에 동행한 남녀는 검찰의 공개수배 이후에 이씨와 조씨를 만나 승용차를 태워줘 수사를 받는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최근 이들이 은신처로 쓴 경기도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소 측에 월세 계약서와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이 자료들을 받아 분석한 뒤 조력 의심자 4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조력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은신처에서 발견된 대포폰을 제공한 인물 등이 추가로 확인되면 조력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력자와 관련한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면서도 "대상자가 누구인지, 몇 명인지는 현재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씨와 조씨를 인천구치소에서 소환해 조사하지 않고 자료분석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지난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 22층에서 경찰에 검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