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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감싸기 없다"…정호영 논란, 기류 달라진 국민의힘?


입력 2022.04.20 13:17 수정 2022.04.20 13:19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尹 추천이라도 무조건 감싸기 無"

적절한 시점에 '철회' 결단 가능성

대체자 검증작업 들어갔단 관측도

임명 강행 목소리도 존재…"위법 드러나지 않는 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1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 의대 편입학 특혜·병역비리 등 제기된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녀들의 의대 편입 및 병역 판정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를 바라보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기류에 변화가 감지된다. 당초 정 후보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지만, 논란이 계속해서 커지자 "무조건 감싸지는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 후보자 논란을 두고 "우리가 배출한 대통령이 추천한 후보라 하더라도 무조건적인 감싸기는 안 할 것"이라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우리도 똑같이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그간 정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제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거리를 뒀던 모습과 달라진 분위기다.


인수위 안팎에선 자녀의 입시와 관련한 의혹이란 점에서 국민들로 하여금 '조국 사태'가 떠오르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중도층의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코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이는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운영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기회를 주되, 적절한 시점에서 윤 당선인이 '임명 철회'라는 결단을 내리고 후보자를 교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인수위 내부적으로 복수의 대체자를 물망에 올려놓고 검증작업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청문회까지는 기회를 줄 가능성이 많다. 공식적인 청문 과정이 시작도 안 한 상황에서 낙마시키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 후보자에게 민주당의 공세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다면 역설적으로 다른 부처 후보자들의 청문과정은 순조롭게 풀릴 수 있다. 그런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이 정 후보자를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등을 모아 '낙마 리스트'를 작성해 공격을 펼치고 있는 만큼, 현시점에서의 정 후보자 낙마는 민주당의 기세만 올려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명백한 불법 사실이 나왔다기 보다 국민 정서를 건드려 문제가 되고 있는 측면이 큰 상황 아닌가"라며 "지금 정 후보자가 물러난다면 청문기간 내내 민주당의 프레임 공격을 통한 여론전이 보다 거세질 것"이라 바라봤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오후 용산공원 내 개방 부지에서 재난·안전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 오찬을 가지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단, 인수위 내부에선 윤 당선인이 정 후보자 카드를 물리지 않고 임명까지 강행할 수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윤 당선인이 직접 "부정의 팩트가 있어야 한다"고 밝힌 만큼, 명백한 위법이나 불법이 드러나지 않는 한 '지키기 모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원내대표도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검증하라고 국회 청문회 제도가 있다. 청문회를 열어서 거기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나오면 거기에 따라서 조치를 취하면 되는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다른 인수위 관계자는 "단순히 논란만으로 사퇴시키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인수위 내부에서 많은 게 사실"이라며 "정 후보자의 해명에 따라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여론의 추이에 따라 윤 당선인의 선택도 변하게 될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정 후보자는 이날도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을 부인하며 문제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에 위치한 인사청문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근거 없이 제기되는 제 아들의 병역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아들이 수일 내로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다시 검사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편입할 당시 심사위원장이 자신의 1년 선배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은 데 대해서도 "당시 심사위원장이 누군지도 모른다. 경북대병원은 115년째고, 학교는 아마 내년이 100주년이다. 대부분 70% 정도는 동문일 것"이라 해명했다.


아울러 해당 논란들이 국민 눈높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질문에는 "눈높이라기보단 정서 이야기라고 구분해서 얘기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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