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전 2루타 2개 포함 3안타 3타점..모두 우완 공략
3루수로서 빼어난 수비 여전..'경쟁자' 에이브람스도 엄지
‘킹하성’ 김하성(27·샌디에이고)이 빅리그 데뷔 이래 가장 눈부신 타격을 뽐냈다.
김하성은 29일(한국시각) 미국 신시내티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펼쳐진 ‘2022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전에 9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삼진)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 활약에 힘입어 7-5 승리, 원정 3연전을 쓸어 담았다.
김하성이 빅리그에서 3안타 경기를 달성한 것은 처음이다. 3개의 안타 중 2루타가 2개였다. 3타점을 부른 2루타 1개와 아슬아슬하게 펜스를 넘지 못한 2루타 1개였다.
우완 투수의 직구-커터-싱커까지 모두 공략해 날카로운 타구를 만든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50(종전 0.194)으로 치솟았다. 김하성과 플래툰시스템에 갇혀 출전기회를 나눴던 팀내 최고 유망주 C.J. 에이브람스도 ‘물개 박수’를 쳤다.
출발부터 좋았다. 1-0 앞선 2회초 1사 후 에이브람스가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김하성은 우전 안타를 뽑았다.
6회초에는 샌디에이고의 빅이닝을 만드는 결정적인 3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2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몸쪽 낮게 들어온 강속구(시속 152km)를 공략해 좌측으로 보냈다.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좌익수도 처리하지 못한 타구는 펜스까지 굴러갔고, 그 사이 3명이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2-2 동점에서 샌디에이고를 5-2로 멀리 달아나게 하는 한 방이자 이날 경기 결승타가 됐다.
불 붙은 김하성 방망이는 8회초에도 큰 타구를 뿜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하성은 좌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날렸다. 시즌 3호 홈런이 될 뻔했던 타구는 펜스 최상단 노란색 라인 바로 아래 맞고 떨어졌다. 마차도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아 득점도 기록했다.
3개의 안타 모두 우완투수를 상대로 만들며 편견 앞에서 시위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좌투 상대 타율 0.222, 우투 상대 타율 0.194로 차이가 있었다. 8개 홈런 중 우완을 상대로 6개 터뜨렸지만, 우완을 상대한 타석이 2배 이상 많다는 점을 떠올리면 우완에 강한 우타자로 보기는 어려웠다.
이것을 근거로 멜빈 감독은 우완 선발 등판 시 좌타 에이브람스를, 좌완 선발 등판 우타 김하성을 투입하는 플래툰시스템을 가동했다. 1할대를 지키기도 버거웠던 에이브람스를 계속 써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하성도 1할대 타율에 머물렀기에 뾰족한 대안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도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유격수)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지만, 수비와 달리 타격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로 대수비 혹은 주전 선수들 휴식일에 출전했던 김하성은 데뷔 시즌 117경기에 출전했다.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부문(유격수:260이닝/3루수:165이닝/2루수:148이닝)을 오가며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수비력(실책5)을 뽐냈지만 공격이 문제였다. 김하성은 지난해 타율 0.202 8홈런 34타점 6도루 27득점 OPS 0.622에 그쳤다. wRC+(조정득점생산력)도 메이저리그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김하성은 우완 투수들의 직구와 변화구를 모두 공략해 날카롭고 묵직한 타구들을 만들며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김하성 타격은 약하다’, ‘김하성은 우완에 약하다’는 편견을 깨는데 도움이 될 만한 활약이었다.
3루수로서도 빼어난 수비를 뽐냈다. 강한 타구를 안정적으로 포구해 군더더기 없는 송구 동작으로 더블 플레이를 이끌었다. 유격수 자리에서 지켜본 에이브람스는 공격에 이어 수비에서도 김하성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