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초등학교 인근 놀이터에서 어린 자녀와 놀아주던 남성이 돌을 든 여성으로부터 무차별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피해 남성은 양손으로 자녀를 보호하고 있던 까닭에 가해자를 제지할 틈도 없이 안면부를 폭행당할 수밖에 없었다.
9일 취재를 종합하면 앞서 지난 8일 거제시 주민 하모 씨(가명)는 7세, 2세 자녀와 함께 거제시 옥포동 옥포초등학교 인근 놀이터를 거닐고 있었다. 당시 하씨는 한 손으로는 첫째 아이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둘째를 감싸 품에 안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 별안간 중년으로 보이는 여성이 주먹만 한 돌을 든 채 하씨에게 달려들었다. 하씨는 아이를 안고 있었던 까닭에 방어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수차례 머리와 안면부를 무차별적으로 폭행당했다.
다행히 당시 현장에 목격자가 많았기에 하씨는 아이를 근처에 있던 시민에게 맡기고 이내 가해자 A씨를 제압했다.
이후 경찰이 출동해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하씨는 119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이송됐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하씨는 안면부를 심하게 다쳐 현재 치아와 주위 구강점막에 큰 손상을 입었다. 치아 다수에 금이 가고 파절된 까닭에 증상 지속시 신경치료는 물론 성형외과 시술까지 필요한 상태다.
하씨의 부상보다 더 큰 아픔은 당시 아버지의 폭행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자녀들이 겪게 될 트라우마였다.
하씨는 <데일리안>에 "아이들은 폭행 현장의 기억으로 울다 잠들었다. '아빠 괜찮냐'고 수차례 물었다"며 "첫째 아이와 이후 CCTV 위치를 확인하러 현장에 다시 갔는데 아이가 극도로 무서워했다"고 증언했다.
가해 여성 A씨는 체포 직후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에 '하씨가 먼저 째려봤다'고 진술한 뒤 석방조치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씨는 "담당형사가 전화 와서 '특수상해이고 가해자가 폭행사실 시인하고 음주도 없고 보호자 연락 돼 석방조치를 했다'고 한다"며 "방어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불구속수사에 석방이라니 말이 안 된다. 집 앞 놀이터인데 또 무슨 짓을 할지 아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처벌로 제2의 피해가 없길 바랄 뿐이다. 정신전력 여부는 알 수 없으나, 혹여 심신미약 등으로 감형받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