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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도 당한 ‘아시안 패싱’ 축구로 갚아주자[김태훈의 챕터투]


입력 2022.05.21 07:01 수정 2022.05.20 18:0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8년 동안의 잉글랜드 축구 생활 마무리 하고 귀국해 WK리그 활동

모두가 인정하는 성적 거둔 ‘레전드’ 지소연도 아시안 패싱 대상

WK리그 넘어 내년 여자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의 힘 보여주길 기대

지소연 ⓒ AP=뉴시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내년 호주 월드컵에 집중하고 싶었다. 단기간에 (귀국을)결정한 것은 아니다. 긴 시간 생각했다.”


‘지메시’지소연(31)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하며 전한 말이다.


취재진 앞에 선 지소연은 “떠나기 전날 (박)지성 오빠랑 (김)민지 언니, (황)희찬이랑 식사했다. (모두들)‘한국에 가서 여자축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게 파이팅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2014년 한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한 지소연은 첼시FC 위민에서 통산 210경기 68골을 기록했다. 리그 우승 5회, FA컵 우승 3회, 리그컵 우승 2회 등 각종 우승트로피를 모았다. 마지막 시즌에도 리그 최종전·FA컵 결승에 출전해 ‘더블’에 일조했다.


옥에 티는 있었다. 레전드급 성적을 거둔 지소연도 이른바 ‘아시안 패싱’이라는 불쾌한 일을 겪었다. ‘아시안 패싱’은 한국과 일본을 가리지 않고 아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행해진 일종의 인종차별이다.


소속팀 첼시FC 위민은 지난 8일 2021-22 우먼스 슈퍼리그’22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4-2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생중계한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첼시FC 위민의 여러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이벤트도 생생하게 전달했다. 어이없는 상황도 이때 발생했다. 마치 ‘아시아인’ 지소연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를 기다렸다는 듯, 우승 세리머니와 관계없는 곳으로 카메라를 돌려버렸다.


처음이 아니기에 ‘아시안 패싱’을 눈치 챈 국내 팬들은 즉각 불쾌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 유럽 중계 방송사가 아시아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 장면을 빼놓는 경우가 몇 차례 있었다. 맨유서 뛰던 박지성, 일본인 미나미노(리버풀)도 당했다.


유럽 무대에서도 모두가 인정하는 가치를 뽐낸 지소연마저 극히 일부 관계자들의 굴절되고 편향된 사고로 인해 일순간 어이없는 대우를 받았다. 물론 아시안 패싱 하나로 지소연의 가치가 폄훼된 것은 아니다. 대다수는 지소연의 발자취를 조명하며 엄지를 치켜든다. 지소연은 유럽 무대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승자였다.


지소연 ⓒ KFA

지소연은 이제는 새 출발선에 선다. 잉글랜드 무대의 영광을 뒤로하고 국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에서 뛰면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월드컵을 준비한다.


귀국장에서 지소연은 첼시FC 위민 시절을 돌아보며 "초반만 해도 첼시 위민은 강팀이 아니었다. 이후 나와 함께 성장했다. 그래서 첼시 위민을 보면 꼭 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 관계자들은 국내 리그 경험이 없는 지소연이 그렇게 WK리그와 한국 여자축구를 키워주길 바라고 있다.“(WK리그에서)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싶다”는 지소연이 국내 리그를 넘어 한국 여자축구 선수들을 이끌고 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 축구의 위력을 보여주고 존재감을 드러내길 기대한다.


그것이야말로 아시안 패싱이 얼마나 몰지각하고 무지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들로 하여금 반성하게 할 따끔한 일침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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