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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김시은, 처음 찾은 ‘칸 영화제’가 남긴 감동 [칸 리포트]


입력 2022.05.26 08:43 수정 2022.05.26 17:23        데일리안 (프랑스 칸) =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첫 시사를 칸에서 하게 돼 영광스럽다. ‘인생에서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순간이 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관객분들이 다음 소희에 대해 생각해보고, 간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됐으면 한다.”

배우 김시은이 첫 주연작으로 칸 영화제에 진출한 소감을 밝혔다. 칸에 처음 방문하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었지만, ‘다음 소희’가 담은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설렜다고 말했다.


2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모처에서는 영화 ‘다음 소희’의 주연 배우 김시은이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이스트 ⓒ트윈플러스파트너스, 키이스트

‘다음 소희’는 콜센터로 현장실습을 나가게 된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겪게 되는 사건과 이에 의문을 품는 형사 유진(배두나 분)의 이야기를 담는 영화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돼 이날 오후 첫 공개됐다.


이날 영화를 함께 지켜본 김시은은 이렇듯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설렘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첫 주연작으로 칸에 진출한 것도, 외국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은 것도 모두 낯설지만 특별한 경험이었다.


“첫 시사를 칸에서 하게 돼 너무 영광스럽다. 그동안 영화를 빨리 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왜 칸 영화관에서 보라고 하셨는지 알 것 같더라. 칸에 와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는데, 아직도 그 떨림이 남아있다. 기립박수를 정말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쳐주시더라. ‘인생에서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순간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두고두고 기억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외국 분들도 와주셔서 영화 너무 잘 봤다고, 감동하셨다고 해주셨다.”


김시은이 ‘다음 소희’에서 가장 만족한 부분은 메시지였다. 지난 2016년 특성화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가 세상에 공개돼 함께 분노할 수 있기를 바랐던 것이다. 자신의 캐스팅 여부보다도 이 영화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이 이야기는 정말 세상에 꼭 나와야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한 명쯤은 이 이야기를 간직하고. 계속해서 아파하는 건 힘들겠지만 ‘한 편의 이런 이야기가 있었지’라는 마음은 전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소희가 그 가운데 중요한 인물이 되겠구나 싶었다. 사실이 욕심이 안 났다면 거짓말이다. 감독님을 뵐 때도 긴장을 많이 했다. 지금도, 그때도 신인이었다. 내가 과연 참여를 할 수 있을까 하면서도 욕심이 났다. 그걸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소희를 통해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온전히 소희가 되려고 노력했다. 당찬 고등학생의 모습부터 이기적인 어른들에게 치여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나가는 것이 쉬운 과정은 아니었지만, 외적인 부분부터 신경을 쓰며 천천히 캐릭터에 몰입을 해나갔다.


“일단 소희가 평범한 고등학생이다. 초반은 자신의 주장도 이야기하고, 불의를 보며 참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현장실습을 나가면서 일어나는 변화들로 인해 희의 심리적인 상태가 많이 바뀐다. 이런 걸 표현하기 위해 외적인 요소는 화장기가 있는 얼굴에서 민낯으로 변화를 줬다. 관객들이 보실 때 가장 먼저 전달이 될 확실한 표현이었던 것 같다. 심리적인 부분은 그냥 소희가 되려고 노력을 했다.”


‘다음 소희’를 통해 영화 첫 주연을 맡은 김시은에게는 이렇듯 긴 호흡으로 감정을 끌어나가는 것이 낯선 경험이었다. 그러나 정주리 감독과의 대화, 연기 호흡을 맞추지는 못했지만, 무언의 응원을 전해준 형사 유진 역의 배두나 등 베테랑들의 도움을 받으며 부담감을 극복해 나갔다.


“배두나 선배님과 같은 작품을 하게 됐다고 들었을 때 이것 또한 너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존경하는 선배님과 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을 한 거다. 호흡을 많이 맞춰보지 못해 아쉽다. 콜센터 부분은 내가 먼저 찍어서 많이 만나거나, 대화를 해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촬영장에서 만나거나 했을 때 정말 좋으셨다. 현장 분위기도 잘 이끌어가시고. ‘이런 게 너무 어려워요’라고 직접 말한 적은 없었지만 눈빛과 마음으로 응원을 해주시는 게 느껴져 너무 감사했다. 제 차례 다음에 촬영이 있으셨을 때도 기다렸다가 모니터도 봐주시곤 했다. 내 입장에선 엄청 감동이다. 그런 선배님을 본받고 싶다. 처음이라 서툴렀는데, 선배님을 통해 ‘아 이렇게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소희’가 김시은에게 특별한 경험들을 남긴 것처럼, 관객들에게도 즐거운 경험이 되길 바랐다. 특히 뚜렷한 메시지가 담긴 만큼, ‘다음 소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함께 공감해주길 바라기도 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겠지 소희의 일 이후에도 누군가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끊임없이 반복이 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소희 이후에도 다음 소희가 있을 수 있다. 다, 다음 소희가 있을 수도 있는 거고. 그래서 제목이 ‘다음 소희’인 것 같다. 이 제목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라. 관객분들이 다음 소희에 대해 생각해보고, 간직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됐으면 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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