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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둔촌주공' 서울시 중재 무용지물…비대위, 집행부 해임안 '만지작'


입력 2022.06.03 14:18 수정 2022.06.03 14:33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서울시 중재, 조합은 '수용' 시공단은 '거부'

공사중단 장기화…정상위, 조합 교체 내부 검토 중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40여일 넘게 공사중단 사태에 놓이면서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으나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둔촌주공시공사업단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40일 넘게 공사중단 사태에 놓이면서 서울시가 중재에 나섰으나 여전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합에선 서울시의 중재안을 대부분 수용하기로 한 반면,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런 가운데 비대위 성격의 '둔촌주공 조합 정상화 위원회'(정상위)에서 조속한 공사재개를 위해 현 조합 집행부를 해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린다.


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앞서 지난 2일 정상위는 시공단과의 면담을 하고 서울시 중재안에 대한 시공단 입장을 확인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7일 조합과 시공단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이날 나온 의견을 반영한 중재안을 30일께 양측에 전달했다.


시는 조합-시공단 간의 갈등의 핵심인 2020년 6월 25일 변경계약에 대한 유·무효를 떠나 증액 공사비 3조2000억원에 대해 기존 계약 시점을 기준으로 한국부동산원에 재검증을 신청, 그 결과대로 계약 내용을 변경할 것으로 제안했다. 조합 총회를 통해 사업대행자 권한 일부를 LH·SH에 위임하는 내용도 담겼다.


또 시공단에 조합에서 요구한 마감재 고급화 및 도급제 변경 등을 수용, 30일 이내 공사를 재개하고 조합 이주비 및 사업비 지원에 협조적으로 나서줄 것으로 권고했다. 대신 조합은 시공단에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고 계약무효 총회를 철회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 중재안에 대해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내용을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데일리안 배수람 기자

이에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 중재안에 대해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내용을 서울시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공단은 서울시의 중재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공단 관계자는 "조합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어 공사중단 사태까지 온 것인데 이제까지 불거진 갈등은 우선 덮어두고 공사부터 재개하라는 것은 현 사태를 연장하자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단의 입장은 한 마디로 법적 계약적 근거 없이는 공사를 재개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서울시 중재안은 권고사항에 그치는 데다 법적 구속력이 없어 향후 중재안이 깨지더라도 시에서 어떠한 책임을 지지 못한다. 또 다른 갈등이 불거질 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서울시의 중재에도 조합과 시공단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정상위의 행보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공사 중단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관측되면서 정상위 내부적으로 현 조합 집행부를 해임하는 방안이 고려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상위 관계자는 "계속 이렇게 지지부진한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어 정상위 활동 방향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며 "가장 좋은 건 조합과 시공단의 협의가 빠르게 진행돼 공사를 재개, 사업 기간을 줄이는 것인데 시공단은 현 조합과 더 이상 어떤 협의도 할 수 없다는 뉘앙스여서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고 쉽지 않겠지만 집행부 해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섰을 때 시공단과 바로 원활한 협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시공단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현 집행부 해임안을 가져가는 투트랙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위 측은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주 중 관련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둔촌주공 조합운영 실태 전반에 대한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이후 이달 중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단은 합동점검 기간 일시 중단된 사업장 내 57대 타워크레인 철거를 7일부터 재개할 계획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총 1만2032가구 규모(임대 1046가구 포함)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평가되며 조합과 시공단과의 갈등으로 지난 4월15일부로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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